매거진 RUN RUN

「시가 그리운 날」

#7.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를 읽고

by 달리는김작가

시가 그리운 날,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작가(박광수)가 좋아하는 시들을 자신의 소소한 생각들과 함께 엮어 소개하고 있다.


시를 읽을 때 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나는 백 마디의 글 보다 멋진 시 한 구절이 더 좋다. 쏘옥 정신줄을 놓게 만드는 시를 보게 되면, 그 순간 나는 숨을 멈추는 버릇이 있다. 가슴이 저려서다.


그리고 그 시들을 다시 조용히. . . 마음과 눈으로 어루만지듯 천천 읊조려 본다.

누가 읽으라고 강요하는 것도 아닌데도, 자연스럽게 그렇게 계속 시들을 읽고 또 읽게 된다.




일찍 시를 쓰면 별로 이루지 못한다.

시인은 벌이 꿀을 모으듯 한평생 의미를 모으고 모으고 모으다가

끝에 가서 어쩌면 열 행 쯤 되는

좋은 시를 쓸 수 있을지도 모른다.

시란 사람들이 생각하듯 감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는 체험이다.

한 행의 시를 위해 시인은

많은 도시, 사람, 물건들을 보아야 한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인생을 꼭 이해해야 할 필요는 없다.

인생은 축제와 같은 것.

하루하루를 일어나는 그대로 살아 나가라.

바람이 불 때 흩어지는 꽃잎을 줍는 아이들은

그 꽃잎을 모아 둘 생각은 하지 않는다.

꽃잎을 줍는 순간을 즐기고

그 순간에 만족하면 그 뿐.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인생」


당신 보면 하고 싶은 말 오직 한마디


오래도록 안고 싶다

찬 돌에 온기 돌 때 까지

--홍사성, 「해수관음에게」


늘 취해야 한다.

핵심은 오직 이것이다.

이것만이 문제다.

어깨를 짓눌려 그대를

한껏 움츠리게 하는

시간의 벅찬 짐을 벗어 버리려면,

언제나 취해 있어 하는 것이다.


하지만 무엇에?

술에건, 시에건, 미덕에건, 당신 뜻대로,

다만 취하기만 하라.

그러다가 궁전의 계단에서나,

개울의 푸른 물 위에서나,

당신의 방 음울한 고독 속에서 깨어나,

취기가 덜어졌거나 이미 가셨거든 물어보라.

바람에게, 물결에게, 별에게, 새에게, 시계에게,

스쳐가는 모든 존재에게, 울부짖는 모든 것에게,

굴러가는 모든 것, 노래하는 모든 것에게,

말하는 모든 것에게 몇 시냐고 물어보라.

그러면 바람이,

물결이, 별이 새가, 시계가 대답해 주겠지.

“취할 시간이다!

시간의 궁색한 노예가 되지 않으려면

취하라. 늘상 취해 있으라!”

술에겐, 시에건, 미덕에건,

당신 뜻대로….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 「취해야 한다」


천년만년이 걸릴지라도

그대가 내게 입맞춤하고

내가 그대에게 입맞춤하는

그 영원한 순간은

다 말하지 못하지.


겨울 햇살이 내리쬐는 아침

몽수리 공원은 파리의 안

파리는 지구의 한 도시

그리고 지구는 수많은 별들 가운데 하나.

--자크 프레베르, 「몽수리 공원」


퇴근길. . '구름을 따라 나도 하늘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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