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모터스(GM)가 브라질 시장에서 자사 중국 합작사가 생산한 전기차를 쉐보레 브랜드로 판매키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브라질은 쉐보레가 연간 30만대 이상을 판매하는 핵심 시장이라는 점에서 중국산 차량의 '배지 엔지니어링' 전략이 브랜드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GM은 쉐보레의 브라질 진출 100주년을 맞아 소형 전기 SUV '스파크 EUV'를 공개했다. 하지만 이 차량은 GM의 중국 합작사인 SAIC-GM-우링이 생산하는 '바오준 옙 플러스'의 엠블럼만 바꾼 제품이다.
스파크 EUV는 전장 3,996mm의 초소형 SUV로, 후륜 구동 전기모터를 탑재해 최고출력 101마력을 발휘한다. 41.9kWh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 시 401km(중국 CLTC 기준)를 주행할 수 있다. 실내에는 10.2인치 디스플레이 2개로 구성된 디지털 콕핏을 적용했으며, 중국 드론 업체 DJI가 개발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탑재했다.
가격은 현지 경쟁 모델인 BYD 돌핀 미니(약 한화 2000~2300만원)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GM은 브라질 정부의 전기차 세제 혜택 프로그램 'MoVer'를 활용해 저가형 전기차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GM의 이번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가치 하락이라는 부작용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쉐보레가 중국산 차량의 단순 배지 교체 모델을 판매하는 것은 소비자들의 브랜드 신뢰도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브라질의 전기·하이브리드차 판매가 2030년까지 내연기관차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GM의 이번 결정은 급성장하는 브라질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되지만, 브랜드 가치 훼손이라는 위험도 동시에 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