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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기 Jul 13. 2023

당신이 글을 써야 하는 이유

감정, 고통스러운 감정은 우리가 그것을 명확하고 확실하게 묘사하는

바로 그 순간 고통이기를 멈춘다.

스피노자 


학창 시절 다들 만나보신 적 있을 거예요. 뒤에서는 친구들을 이간질 시키는 못된 마녀이면서 앞에서는 수줍고 착한 모습을 연기하는 비겁한 부끄럼쟁이들을요. 고등학교 때 딱 그런 아이가 있었어요. 처음에는 그 아이에게 휘둘려서 서로를 미워하던 친구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진실에 눈을 뜨게 되었어요. 결국 어둠 속 마녀는 밝은 빛으로 끌려 나와 최후를 맞이하고 말았답니다. 어떤 최후냐고요? 결국은 외톨이가 되어 고독한 학창 시절을 보내게 된 거죠 뭐. 


우리를 괴롭히는 두려움, 우울감, 미움, 좌절, 분노, 후회, 자책, 괴로움 등의 고통적인 감정들 역시 마찬가지예요. 컴컴한 어둠 속에서는 자신의 모습을 숨긴 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우리를 괴롭히지만 우리가 그들을 밝은 빛 속으로 끌어내기만 하면 별것 아닌 실체가 드러난답니다. 


고등학교 시절 어둠의 마녀가 정체를 발각 당한 뒤 "아니, 그게 아니고. 나는 그러려던 것이 아닌데." 하며 울먹였듯이요. 그러니 더 이상 비겁한 부끄럼쟁이들에게 휘둘릴 필요가 없답니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으니깐요. 그럼 어떻게 그놈들을 환한 빛이 비치는 곳으로 끌어낼 수 있을까요?


바로 글을 쓰는 것이에요. 글을 써 본 적도 없고 도무지 어떤 글을 써야 할지도 모르겠고요? 괜찮아요. 아무 글이나 써도 돼요. 설령 하얀 종이, 하얀 화면만을 하염없이 바라보다가 한 글자도 적지 못해도 괜찮아요. 그렇게 빈 공간을 채우려고 애쓴 시간 역시 꽤나 위로가 된답니다. 해보시면 알 거예요. 


처음부터 내 안의 감정을 글로 표현하기가 힘들다면 그냥 눈에 보이는 것, 들리는 것 먼저 써 보세요.  예를 들면 이런 거예요. 처음에는 하늘이 참 파랗다. 나무는 푸르다. 꽃은 예쁘다. 새가 지저귄다. 바람이 분다. 이렇게만 적어도 충분해요. 벌써 글이 되었죠? 


그게 익숙해진 뒤 내가 느낀 것을 한 스푼 첨가하면 된답니다.  파란 하늘을 바라보니 내 마음도 파랗게 물드는 것 같다. 예쁜 꽃이 건네는 인사에 내 마음에도 활짝 꽃이 피었다. 이런 식으로요. 참 쉽죠? (밥 로스 아저씨 버전)


그렇게 차근차근 글을 쓰다 보면 내 마음 어둠 속에 숨어있는 놈을 마주하게 되는 순간이 찾아올 거예요. 결국은 그놈을 환한 빛 속으로 끌어낼 수 있을 거고요. 무조건 이길 수밖에 없는 싸움이니 더 이상 망설이지 말고 글쓰기의 세계로 들어오시길 바랍니다. 드루와 드루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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