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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기 Jul 13. 2023

다른 사람의 말이나 시선에 흔들리는 이유

결론부터 말하면 자기 확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알랭 드 보통은 '행복하냐는 질문에 대답할 수 없다면'에서  다른 사람의 말에 휘둘리지 않고 마음의 평안을 유지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고 했다. 하나는 다른 사람들이 내 얘기를 일절 하지 못하게 막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나 자신을 제대로 알고 믿음을 가지는 것이다. 


성실하지 못하다는 말에 발끈한 적이 있다. 평생 들어본 적이 없는 평가였다. 학창 시절도, 직장 생활도 허투루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직장을 몇 번 옮기고 육아를 위해 일을 쉬는 것을 보고 그렇게 판단한 이가 있었다. 마음속에서는 수십 가지 변명거리가 떠올랐다. 하지만 이내 그만두었다.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그들의 자유이기 때문이다. 


돌아보면 크게 억울할 것도 없다. 살면서 실제보다 좋은 평가를 받은 적도 많기 때문이다. 나를 제대로 평가해 주지 않아 싫은 것이라면 그때도 길이길이 날뛰었어야 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 부당하게 좋은 평가는 아무 말 없이 꿀꺽 삼키고 지나쳐놓고 이제 와서 부당하다는 이유로 나쁜 평가를 거부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필요 이상으로 발끈했던 이유를 돌이켜보면 내 마음 깊은 곳에도 의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누가 봐도 잘생기고 예뻐서, 남들도, 자신도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이들에게 못생겼다고 말하는 것은 아무런 해를 끼치지 못한다. 하지만 겉으로는 아닌 척하지만 속으로는 자신의 외모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이들에게는 치명상을 입힌다. 


아무리 육아를 위해서라고 해도 이렇게 쉬어도 되는가, 이게 최선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 남들이 보면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일로 직장을 그만둘 때도, 다들 이렇게 살아가는데 나만 유난 떠는 것 아닌가, 양심을 핑계 삼아 그냥 쉬고 싶은 것 아닌가 생각했다. 결국 남의 말에 휘둘렸던 것은 내 선택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의 말과 시선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는 누구보다도 자기 자신을 잘 알고 확신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자꾸만 마음속 의심, 빈틈을 노리는 못된 것들과는 거리를 두는 것이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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