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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기 Jul 13. 2023

자꾸 화가 나는 이유


힘들어서 그렇다. 전보다 짜증과 화가 잦아졌다면 체력이 떨어졌다는 뜻이다. 그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명상을 하고 좋은 책을 읽어서 마음을 달래면 될까? 물론 도움이 되겠지만 그것만으로는 쉽지 않을 것이다. 마음이 힘들 때 마음을 어떻게 해보려고 하는 이들이 많은데, 사실 마음이 힘들 때는 몸을 먼저 돌봐야 한다.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러너이다. 마라톤 풀코스를 20번 넘게 완주했으니 꽤나 진심이다. 그는 풀코스를 달릴 때 35km를 넘어가면 그렇게 화가 난다고 했다. 모든 것이 못마땅해서 견딜 수 없다는 그의 말에, 정말로 힘들어서 그렇구나 싶었다. 사실 풀코스 마라톤의 경우 30km 넘어선 뒤 벽을 만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벽은 비축된 에너지를 모두 소모한 뒤 극심한 피로가 찾아와 더 이상 달릴 수 없게 되는 상태를 가리킨다. 벽이 찾아오면 주저앉아 포기하는 이도 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걸어서 골인하거나 심한 경우 기거나 누운 채 굴러서 통과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풀코스 마라톤의 경우는 인간을 극한까지 몰아붙이는 운동이니 충분히 그럴만하다. 그런데 일상을 살아내면서 모든 것이 못마땅하고 자꾸 화가 난다면 문제가 있는 상태이다. 결국 자신뿐 아니라 주변까지 힘들게 할 수 있으니 지금이라도 그 상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우선은 푹 쉬어야 한다. 일이든, 인간관계든 체력을 깎아먹는 것들을 줄이고 잘 먹고 잘 자야 한다. 운동은 그다음이다. 충분히 푹 쉬면 몸을 움직이고 싶은 욕구가 자연스레 생기기 마련이다. 휴식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억지로 운동을 하려고 하면 작심삼일이 될 뿐이다. 


하루키에게 7km를 달릴 에너지가 충분히 남아있었다면 그렇게 화가 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그는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에서도 훌륭히 완주를 했지만. 그러니 우리도 7km를 목표로 해보도록 하자. 꼭 달릴 필요는 없다. 걷든, 달리든 어떻게든 7km를 갈 수 있는 체력을 만든다면 예전처럼 짜증과 화를 내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달리기를 꾸준히 하는 이들은 공통적으로 말한다. 예전보다 훨씬 화가 덜 나고 마음이 평화로워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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