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농부우경 Jun 06. 2018

농부 통신 124

한 뙈기 심고 막걸리 두 뙈기 심고 새참

모를 낸다. 하늘이네 일곱 마지기. 멀쩡한 논을 묵힐까보냐고 멀쩡한 청년회 열이 모여 모내기를 한다. 


귀농했으나 농사를 생계 삼는 일이 가망없어 주용이는 읍내로 나갔지. 주용이가 부치던 하늘이네 일곱마지기. 모를 저리 잘 키웠어도 아이 셋을 키우려니 모를 심어서는 답이 없댔지. 차마 묵힐 수 없어 청년회에서 농사를 짓는다. 


논 갈고 써레질은 대수형님이 하고 논둑에 자란 버드나무는 주석형님이 넘겼지. 논둑풀은 상호가 베고 심는 일은 이장님 몫. 6조 얀마 이앙기면 그깟 일곱 마지기 다방커피 배달 올 시간도 모자라지만 부녀회 점심 준비 시간이며 면장님도 구경온다니 한 뙈기 심고 막걸리 두 뙈기 심고 새참.


- 이렇게 사람이 많은데 이앙기 쓸 거 있나. 손모를 내세나

- 손으로 심자면 사람이 열은 더 있어야지.

- 수타 짜장 맛있듯이 쌀도 더 맛있을 걸


어려서 못줄 잡았던 기억조차 가물가물한데 농반진반 손모에 더 필요한 열을 꼽다가 맥이 풀린다. 사람이 어딨나, 당장 십년 뒤면 마을이 텅텅 빌 텐데.


- 그래도 그렇지. 아무리 사람이 없기로서니 군수 선거 꼬라지를 보라지.


1번도 없고 3번도 없고 있는 후보라곤 2번 6번인데 2번은 현직 군수 6번은 전직 군수. TK의 조촐한 위엄. 


-농부 통신 124


#농부통신 #공동영농 #후보가이지경 #민나도로보데스

작가의 이전글 농부 통신 123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