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농부우경 Jun 15. 2018

농부 통신 125

애기똥풀꽃을 베는 마음이

애기똥풀꽃을 베는 마음이 똥 같다. 지칭개거나 개망초꽃을 벨 때는 괜찮았는데.


뻐꾸기야 제 자식 그리워 운다지만 꽃을 베며 울 때가 있다. 먼 데 구름이 가고 모내기 끝난 논에는 개구리만 신났지. 논둑을 베는데 저기 애기똥풀꽃 한 무더기.


예초기 엔진을 와랑와랑 높이다가, 명아주며 뚝새풀쯤 와랑와랑 넘기다가, 쳇 저게 뭐라고.


논둑을 베기만 하면 농번기도 넘기지 더 이상 봄도 아니고 그렇다고 여름도 아니어서 저 애기똥풀꽃만 베면 이도 저도 아닌 한 시절 그럭저럭 이냥저냥 또 넘어가련만 에이 젠장


애기똥풀꽃을 베는 마음이 똥 같다.

작가의 이전글 농부 통신 124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