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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젠스넷 Oct 19. 2023

내려놓아야 산다.

나를 돌아보기

새벽 독서를 시작하고 독서의 재미가 붙기 시작하면서

독서 선배님들을 말처럼 진짜 아웃풋에 대한 갈망이 생기기 시작했다.

인스타에 올리는 글 외에도 글쓰기 습관을 들이고 싶어 챌린지에 참여하고 그 안에서 브런치를 알게 되었다.

호기롭게 그림 에세이라는 컨셉으로 브런치를 신청했고 낙방 2번 만에 입성하게 되었다.


 자연이 좋아, 자연을 빗대어 인생을 그리고 싶었고

스토아철학이 좋아, 삶과 죽음에 대한 순리를 기록하고 싶었다.


 역시 삶은 생각만큼 되지 않는다는 걸 다시 한번 체감한다.

하고 싶은 것은 많았고, 따라주지 않는 여건에 우울증이 왔고, 성격까지 변화시켰다.

예전엔  그랬다.

다 내려놓지 못해서 나를 채찍질하고 내가 계획한 것들이 누군가, 무언가에 의해 흩트려지면 극도로 예민해지곤 했다. 이 또한 우울증은 당연했다.

 스스로 우울증을 만들어낸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다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삶은 책을 읽고 내가 추구하려는 방향과 다를 때가 많다.

쓰고 싶은 글과는 다른 삶을 살았다는 것.

과거의 나였다.


좋은 작가는 자신의 저서와 비슷한 삶을 산다고 했다.


아무리 세상을 통달한 듯,

깨달음을 얻은 듯,

시간에 순행한 듯 글을 써 내려가도

정작 내 현실이 그러지 못하면 아니한 만 못한 게 아닌가.


이걸 깨닫기까지 1년이 걸린듯하다.

독서로 나를 찾아가는 여정. 가시밭을 뚫고 이제야 길이 보이는 것 같다.

그냥 내가 원하는 데로, 내가 하고 싶은데로 즐기며 해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불현듯 이 생각이 든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연암 박지원의 책을 읽으면서부터였다.

운 좋게 눈에 띄는 박수밀 작가님의 <연암 산문의 멋>은 20대 때 <연암 박지원>이라는 책을 읽고, 여운이 남았던 그때가 다시금 재현된 기분이었다.


좋은 책을 만나면 그 저자의 책을 들여다본다.

편향적인 독서는 장단점이 있겠지만, 나는 꽂힌 저자의 책을 하나하나 읽으며 저자만이 가지고 있는 필력에 스며드는 것을 좋아한다.


이번 연암 글 짓는 법(박수밀 저)을 제일 먼저 읽은 이유는,

우리나라 최대의 문장가였던 박지원의 글쓰기는 어떠할까 호기심에 비롯되었다.

외국에 셰익스피어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박지원이 있고,

중국에 공자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박지원이 있다.


박지원은 대단한 사상 가였으면서도, 최초 글쓰기 문장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암 박지원의 글 짓는 법을 읽으면

글쓰기에 대한  요령 등 관련 내용만 서술된 것이 아니라 연암이 바라보는 인생관, 철학이 묻어나 있음을 느낀다.


인생, 삶을 다시금 들여다보게 한다.

자연의 이치를 통해서 세상을 통찰하고 비판과 반성을 서스름 없이 논하는 박지원이라는 인물이 너무 좋다.


오늘 새벽독서를 통해서 책을 읽고 독서기록을 하다가

불현듯 쓰고 싶었다.


나를 내려놔야 내가 산다는 생각.

나 스스로가 채찍질하지 말고

주어진 시간을 잘 활용해서 조금씩이라도

해내 가는 것.

내가 만든 틀에 나를 욱여넣기보다는

그 틀을 통해서 작은 성취를 하나씩 쌓아보자는 생각을 했다.


오늘은 이거 했다. 잘했다. 충분해.

내일도 할 수 있게 노력하자.

영어 한 장 괜찮아. 내일도 한 장씩 하다 보면 완독이야.

아들과 고전인문 읽고 블로그에 기록하기

오늘 못했어도 내일 하자, 아이와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지 기록은 부수적인 것일 뿐.

오늘만 보지 말고 길게 보는 것.


내가 내 마음을 내려놔야 가능한 것.

그래야 내가 살고, 내 가족이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내용이 이리저리 널뛰기를 한다.

그만큼 '내 생각과 마음이 엉켜있는 실타래와 같구나'라고 여기고 하나씩 풀어나가고 싶다.

마음이 편안하다. 그거면 된 거다.

내 맘을 밀어붙이지 말자. 즐기자. 그거면 된다.


2023.10.19

속마음 뱉어내기 끝

기분전환을 위해 공원에서 독서, 책한번, 하늘한번, 책한번, 심호흡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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