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돈이면'이라는 단어
8명 이상 과외를 하면서
대학생치고는 꽤 많이
돈을 많이 벌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꽤 거창하게
한 달에 한 번씩 여행을 가자라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그래서 2019년에는
8월은 제주도
9월은 도쿄
10월도 도쿄
12월에도 도쿄
이렇게 여행을 가면서
돈을 물 쓰듯이 써재꼈던 것 같은데요
9월의 신주쿠 교엔은 정말 이쁘더라구요...
얼마 전 오랜만에 졸업한 친구와 만나서
이야기를 하던 도중에
친구가 혼자 도쿄 여행을 갈 거라고 하자
"어? 그럼 같이 가자
요즘 엔화도 비행기도 싼데"
라고 저도 같이
여행을 가자고 말을 꺼냈는데
주말을 포함해서 가도
왕복 15만 원도 안 되는 정말 괜찮은 가격
요즘 제가 재택으로 과외를 하고 있어서
어디에서든 낮엔 돌아다니다가도
저녁에 잠시 호텔에 들어가서 수업하면 되기 때문에
친구랑 추억도 쌓고 할
정말 좋은 기회더라구요
그리고
자전거 여행은 언제 떠나나...
https://brunch.co.kr/brunchbook/ruroutabi
일본을 완주했으니
다른 나라를 가야겠다는 생각이
자꾸 머릿속에 강박적으로 맴도는데
대만 둘레가 1300km니까
제일 만만하긴 합니다
아니면 호주를 갈까... 중국을 가볼까...
월세가 나가니까
자취방은 두 달 정도
커뮤니티에서 단기임대를 구하면 되지 않을까
고민을 하는 요즘
이번에 가게 된다면
여행 유튜브를 시작할까?? 하기도 하고요
사실 여행 유튜브 하려는 이유는 아무래도
여행 자체를 단지
시간 돈 쓰고 오는 여행이 아니라
뭔가 좀 더 발전시키고 싶어서겠죠
그렇게 누군가는
유입이 될만한 키워드를 골라 골라
여행 맛집 여행 일정 블로그 글을 쓰기도 하고
누군가에겐 여행이 목적이 되기도 하고
저도 저렇게 브런치에
여행기를 남기기도 하였구요
제 꿈이 여행 유튜버는 아니구요
사실 여행 유튜브에 별로 관심도 없고 보지도 않습니다
저는 20대 초반부터 음악을 했었습니다만
요즘은 하고 있지 않는데요
우연찮게 또
최근에 집 근처에 있는 음악작업실 홍보를
당근에서 보았는데
굉장히 저렴해서
고민이 되더라구요...
그러다가 문득 드는 생각
'여행을 가면 적어도 70~100만 원 정도는 쓸 텐데...'
3달, 4달을 잃어버렸었던
잠시 놓아두었던
내 꿈에 다시 투자할 수 있다는 생각
그 돈이면...
지난날들을 후회하진 않지만
문득 여행을 다니며
돈을 써재꼈던 지난날들이 떠오릅니다
그 많은 돈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그 많은 돈들이
나의 기호에 의해 사용되면서
내게 지금 무엇이 남겨진 걸까
여행도 좋아하고
그리고 의미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세계적인 건축가인 안도 다다오 씨도
젊은 시절 유럽 전역을 여행하면서
여러 건축물들을 보고
건축에 대한 인사이트를 키웠다고 하죠
하지만 반대로 요즘 베스트셀러로 한창 인기인
세이노상 말마따나
여행은 사치고 20 30대 때
악착같이 돈을 모아라
20대 때 여행에 쓴 100만 원은
나중에 그저 사진 몇 장이 되고
20대 때 모아둔 100만 원은
나중에 1억 원이 되어 있을 수도 있다
라는 말도 있고요...
떠나자고 말하는 친구만 있어도
떠날 수 있는 사람만 있어도
신나서 ‘가자!’고
소리치던 때가 있었는데
'그 돈이면'
이라는 단어가 떠오르고
저축과 여유 문제를 떠나서
여행이
왜인지 망설여집니다
31살 아직 대학생인 저의 고민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