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화 현대판 주홍글씨를 아십니까?

<도서>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by happy day


최근 우리는 미디어의 새로운 발전을 목격했다. 라디오에서 TV에 이르기까지 의사소통을 하고 정보를 주고받는 방식에 급격한 변화가 있었다.


기술 혁신에 힘입어 미디어는 급물살을 타고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정보가 차고 넘치는 이 시대, 인터넷은 집 안의 거대한 도서관과 같다.


다른 이와 즉시 소통할 수 있고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최고의 효율성과 힘으로 정보를 퍼뜨릴 수 있게 됐다.


인터넷상의 자유로운 정보의 유통은 우리 모두에게 자신의 생각을 맘껏 표현하고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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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오늘날 디지털 시대엔 저장장치 기술의 발달로 인터넷 공간을 통해 인간에게 무한대의 기억력을 갖추는 원동력을 제공한다. 검색도 매우 쉽다. 정보를 얻고자 도서관에 직접 갈 필요 없다.


네이버나 구글에서 간단히 검색어를 치면 원하는 정보를 곧바로 얻을 수 있다.



또 인터넷을 통한 정보 전달로 인해 기존의 거리의 제약이 사라졌고 공간의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 또한 국가 간의 경계가 허물어진 진정한 글로벌 시대가 도래했다.



과거에는 일기장에 자신의 일상생활을 기록하는 것이 유일하게 정보를 저장하는 방법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개인정보는 물론, 사생활, 카드결제 소비패턴, SNS에 올린 글을 통한 심리상태, GPS 정보를 통한 위치 데이터 등 방대한 양의 정보들이 정보 공간에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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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는 누구나 전 세계를 상대로 생각을 교류할 수 있다. 블로그 등 다양한 웹사이트를 통해 맘껏 정보를 올리고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위험한 특징도 함께 존재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정보의 자유로운 유통이 앞으로 우리의 자유를 위협하게 될 것이다. 인터넷의 발달은 참으로 대단한 일이지만 한편으론 끔찍하다. 가십이나 모욕주기, 과거의 속박, 가십과 거짓 소문의 오명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스스로가 속박될 수도 있다.


한번 뿌려진 정보는 누구나 언제라도 접근이 가능해 평판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하다. 인터넷에 쌓인 인터넷의 수많은 개인정보와 과거 흔적은 영원히 보존된다.


당신이 어딜 가든 평생 어린 시절을 비롯한 과거 기록이 온라인상에서 그림자 같이 당신을 영원히 따라다닌다. 디지털 공간에서 정보를 새롭게 생산하고 배포하는 것은 매우 쉽다.


비용도 거의 무료다. 하지만 한번 뿌려진 정보를 회수하는 데는 천문학적 비용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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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인터넷에 올리기는 쉬워도 여기저기 흩어진 정보를 다 거둬들이기는 무척 어렵다. 그래서 인터넷상의 자유를 억압하지 않고, 표현의 자유도 제한하지 않으면서 개인정보를 다루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한 번쯤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때이다.


현재는 SNS상에서 유흥업소 종사자의 개인정보와 사생활을 폭로하는 ‘강남 패치’등의 SNS 계정 논란으로 시끄럽다.


이 계정은 운영자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개별적으로 강남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에 대한 익명의 제보를 받아서 이를 직접 올리는 방식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연애사는 물론이고 인간관계, 성형, 과거사, 성격 등에 대한 비난이 여실히 드러나 있다.


심지어 한 여성의 사진과 함께 “이 여자는 원래 잘 사는 금수저인 척 하지만 유흥업소에 다니면서 스폰을 받아 돈을 썼던 것”이라는 충격적인 제보 내용이 대부분을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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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계정은 한때 팔로워 수가 1만 3000여 명에 달했던 신상 폭로 계정이다. 이 무시무시한 계정 때문에 명예훼손과 관련된 고소장이 끊임없이 접수되어 현재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운영자는 계정을 폐쇄하고 SNS상의 활동을 접은 상태다.


‘강남 패치’의 뒤를 이어 등장한 ‘한남 패치’는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남성들의 신상 폭로에 나섰다. 이 계정도 마찬가지로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받은 내용으로 가득하다. 이들 계정은 유흥업소 종사 여성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의 사진까지 공개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이곳에는 연예인, 유명인들과 관련된 사생활, 충격적인 일화 등도 게재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무분별하게 폭로된 정보들의 사실 여부가 명확하지 않아 비판의 시선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운영자는 사생활 침해 논란에도 불구하고 SNS에 "훼손될 명예가 있느냐, 훼손될 명예가 있다면 날 고소해라"라는 내용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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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일은 놀랄 일이 아니다. 원래부터 인간사회에는 항상 험담이 있었다. 일부 악 소문을 퍼뜨리며 타인에게 모욕을 주는 것은 인간의 원초적인 특성이기도 하다. 원래 다른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가장 큰 흥미를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이 같은 사회적 행태는 이제 인터넷으로 그대로 옮겨져 큰 파장을 일으키게 된 것이다.


수많은 뒷이야기들이 작은 집단에서 퍼졌다가 금방 잊혀 지곤 했는데 위의 ‘강남 패치’ ‘한남 패치’처럼 이젠 더 넓고, 영원한 삶의 기록으로 옮겨지는 것이다.


가끔 온라인에 퍼지는 소문, 가십, 모욕주기는 개인의 생활에 참담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전지전능해 보이는 인터넷의 편리함과 자유는 축복이자 저주가 됐다.


나다니엘 호손의 소설 <주홍글씨>를 기억하는가? 마을 주민들이 헤스터 프린에게 주홍글씨 “A”가 수놓아진 옷을 강제로 입히려 한다. A는 불륜을 뜻하는 Adultery의 머릿 글자다.


인터넷은 지워지지 않을 개인의 과거 잘못을 기록함으로써 디지털판 주홍글씨로 재현한다. 인터넷이라는 광활한 바다에서 일어나는 디지털 주홍글씨의 타격은 너무 크다.


위의 ‘강남 패치’ 외에도 그 유명한 개똥녀 사건이 대표적이다. 지하철 객실에서 한 젊은 여성의 애완견이 지하철 내부에다 똥을 쌌다. 주변 승객들은 똥을 치우라고 요청했지만 그녀는 신경 쓰지 말라며 무시했다.


그 사건은 사이버 공간으로 급속도로 퍼졌다. 누군가가 그녀의 사진을 찍어, 한국의 유명 블로그 사이트에 사진과 설명을 올려 모두의 조롱거리가 됐다. 결국 개 주인에게는 개똥녀라는 별명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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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사진과 이를 비웃는 패러디가 삽시간에 인터넷에 퍼졌다. 며칠 후에는 그녀의 신상과 과거까지 공개됐다. 사람들은 원본 사진에 선명히 찍혀있던 그녀와 개와 가방, 심지어는 시계만 보고도 그녀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급기야 개똥녀 사건은 주류 미디어로 신속히 유입되어 급기야 뉴스에까지도 보도되는 기염을 토해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사건은 돈 박이 그의 블로그(Don park’s Daily Habit)에 글을 쓰며 미국에까지 알려졌다. 게다가 한 달에 1천만에 가까운 방문자 수를 기록하는 블로그 사이트 <보잉보잉>에 올려져 더욱 유명해졌다.



이곳은 수많은 신문과 잡지의 발행부수를 능가할 만큼의 엄청난 영향력을 자랑하는 블로그이다.



얼마 안 가서 각 신문과 전 세계 웹사이트들이 개똥녀 이야기를 다루었다. 결국 전 세계가 개똥녀를 알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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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세상이었다면 바로 잊혀졌을 것인데 이 믿을 수 없는 일들이 삽시간에 일어났다.



그녀가 지하철을 나선 순간 상황 종료였겠지만, 인터넷으로 전해지면서 그녀의 소행을 목격한 몇 사람들이 그 분노를 수백만 명에게 퍼뜨렸다.


공개적 모욕에 그는 다니던 대학까지 그만두게 되었다. 그런 사람은 ‘사생활’ 운운할 가치조차 없다고 정당화시키며 모두가 한 행동의 결과이다.



이처럼 인터넷은 잔인한 역사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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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사진과 신상정보가 전자기록으로 영원히 보존되므로 공공장소에서 애완견의 똥을 치우지 않은 여자로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다.


누군가가 저지른 사회적 일탈의 결과가 지워지지 않는 디지털 전과기록이 되는 게 맞는 걸까? 이젠 잘못된 행동을 한 사람이 숨을 곳은 더 이상 없다. 그 실상이 화면으로 복사되어 인터넷 이곳저곳에 복사되는 것은 일도 아닌, 무서운 시대이다.


이 같은 환경이 자기 행동에 책임을 느끼게 만드는 부분도 있지만, 너무 심한 모욕주기나 여러 부차적 일탈을 낳는 것도 경계해야 할 것이다. 실수를 한 당사자는 너무 괴로울 것이다.


최근의 사건을 계기로 디지털 시대에 살면서 자신을 단련하기에 좋은 계기라 하기 에는 대가가 너무 가혹하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앞으로는 이 같은 일들이 더욱 심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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