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갑의 횡포, 처절한 을의 반란

도서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by happy day


성공은 신뢰를 낳고 신뢰는 근면성을 느슨하게 하며

그리고 부주의는 정확성이 가져다준 명성을 파괴한다. -벤 존슨-



얼만 전부터 우리나라에서 ‘갑甲의 횡포’가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계약서에서 쓰는 ‘갑’이라는 용어는 보통 더 큰 권력을 가진 쪽을 의미한다. 그리고 ‘을乙’은 상대적으로 더 낮은 권력을 뜻한다.


이 때문에 알게 모르게 을은 갑이 비상식적인 횡포를 부려도 서러움을 참고 남모르는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러한 일은 당하는 당사자는 물론 모두에게 분노를 일으키는 일이 됐다. 이젠 갑을 문제는 국민 모두의 공분을 살 만큼 예민한 공통 이슈이다. 이 같은 문제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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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엄청나게 많은 문제들이 연이어 터졌다. 남양유업 사태부터 포스코 라면 상무, 배상면주가 사건, 피존, 미스터피자 논란 등 끊임없이 갑을 문제로 꾸준히 신문지면을 장식해 왔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의 이 같은 부작용의 근본적인 원인은 문제일까?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비교문화와 집단주의 문화, 그리고 그것에서 비롯된 수직적 가치관이다. 수직적 가치관이란 모두가 추구하는 가치가 한 줄로 서열화되었다는 의미이다. 가령 학벌, 직위, 직장, 사는 곳, 소득 수준과 같은 사회적인 위치는 물론 차종, 자녀 성적 등 삶의 거의 모든 부분에서 겉에 보이는 외형적인 지표로만 줄 세우기 하는 수직적 가치관이 지배하는 사회이다.


이는 남들 눈에 보이는 내 모습에만 집착하게 되고 명품 중독, 사교육 중독, 학력 위조, 낭비로 가득한 호화 결혼식 등의 허세를 낳았다. 다른 사람들이 인정해주는 성적표에 비례해 자신의 행복을 점수 매기게 되는 불행한 모습을 자주 본다. 이런 환경에서는 절대 행복할 수 없다. 우리는 학창 시절부터 사회에 나가기도 전에 남을 짓밟고 일어서는 치열한 경쟁을 먼저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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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미덕이 결여되어 있다. 그리고 좁은 땅덩이에서 남이 잘되면 시기 질투와 온갖 모함을 한다. 제대로 된 내면의 인격을 갖추기보다는 무조건적인 성장과 겉모습에만 집착해 왔다. 그래서 모두가 상대적 박탈감과 초조함, 낙오에 대한 공포 속에 억눌린 불행한 모습이다.


‘갑질’의 심리 역시 수직적 가치관이 지배하는 사회가 만들어낸 최악의 작품이다.


아주 작은 권력이라도 있는 것 같으면 내가 과거에 강자에게 당한 만큼 다른 약자에게 그대로 분풀이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잘못된 문화가 우리 사회를 병들게 했다. 동물세계로 치면 상대에 대한 자신의 우위를 확인하려는 수컷 동물 사이의 우세 경쟁쯤으로 볼 수 있다. 이런 병든 사회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타인에 대한 배려를 까맣게 잊게 한다. 그래서 외국인들은 한국 사회가 삭막하다고 표현한다.


자신도 모르게 약자를 무시하거나 혐오하게 되고 비상식적인 분노와 공격성을 불러온다. 약자는 자기보다 더 약자를 찾아내기 위해 필사적이다. 이런 저급한 악 순화의 고리를 당장 끊지 않으면 우리 사회의 행복은 이미 물 건너간 것이다. 현재가 바뀌지 않으면 당연히 미래도 똑같이 불행한 모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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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갑의 횡포가 최근에 유독 많아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과거에는 지금보다 더 심한 경우가 많았다. 현재 우리 사회가 과거에 비해 부패가 다소 줄었고, 사회 곳곳에서 들리는 각성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등 좀 더 투명해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사회 전체적으로 도덕성을 회복할수록 기존에 관행처럼 여겨졌던 비상식적인 문제가 더욱 돋보이게 된다.


게다가 요즘은 사회 곳곳을 감시하는 온라인 신문사의 수가 엄청나게 많아졌다. 특히 인터넷의 눈부신 발달로 하나의 작은 부도덕한 문제가 눈덩이처럼 커져, 엄청난 사회적인 폭풍을 몰고 와 여론 재판을 받게 되는 일이 빈번해졌다. 최근 일어난 사건들을 떠올려보자.


대기업 임원이 호텔 종업원에게 막말을 한 사건, 식품회사 대리점에서 소매업자에게 물건을 떠넘기며 욕설, 막말과 함께 협박을 한 사건, 마트에서 손님이 종업원에게 욕설 한 사건 등이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또 과거 대한민국 최고 항공사라는 명성을 날렸던 모 항공사에서 일어난 오너 일가의 ‘땅콩 회항’ 사건은 국제적으로 보도가 되어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들과는 반대로 한 호텔의 대표이사가 호텔 정문을 들이받는 택시기사에게 피해액을 면제해주고 따뜻한 자비를 베푼 사례는 대표적인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평가받았다. 어떻게 보면 그만한 사회적 위치에 있다면 지극히 당연한 배려이자 인간으로서의 도리라고 할 수 있는 행동이 지금 사회의 형편이 이렇다 보니 뜻밖의 박수를 받으며 해당 기업의 이미지를 더욱 좋게 만들어 준 소식이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다.


기업의 부도덕한 행위는 법적인 처벌을 뛰어넘어 심각한 이미지 손상과 엄청난 금전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정치인, 연예인들과 같은 공인들만 도덕성에 신경 써야 하는 것이 아니다. 이제는 기업인들, 심지어 기업의 일반 직원들도 모든 언행을 조심해야 한다. 포스코의 라면 상무처럼 기업의 한 구성원이 부도덕한 사건을 저지르면 기업 전체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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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대한항공 땅콩 회항 사태’는 일명 ‘슈퍼갑’이 ‘을’ 에게 커다란 모욕감을 줬다는 측면에서 작년 남양유업 영업사원의 욕설 파문과 비슷하다. 남양유업의 젊은 직원이 나이 지긋한 대리점 주에게 막말과 협박을 하는 음성파일이 대대적으로 공개되었다. 남양유업은 하루아침에 나쁜 기업의 대명사가 되었다.


심지어 밀어내기 등의 또 다른 ‘갑질’ 이 드러나면서 거의 모든 언론과 국민들은 ‘남양유업이 망할 때까지’라는 각오로 비난을 이어갔다. 사태가 ‘갑의 횡포’에서 시작되어 ‘남양유업 제품 불매운동’으로까지 커졌다. 결국 대리점 점주들에게 제품을 떠넘긴 혐의로 남양유업 임직원 28명이 기소됐고, 조세 포탈 혐의로 회장이 기소되는 비운을 맞이했다. 이 사건으로 남양유업은 엄청난 이미지 손실과 금전적인 타격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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