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힐링작업소 Dec 22. 2023

비엔나2일-빅버스투어

항상 그렇다. 여행은…

이번 여행에서는 삶을 바라보는 시각을 달리 할 것.

-10년전쯤 꿈꾸던 여행 계획

이번 여행에서는 힘들었던 한 해에 대한 위로

-5년전쯤의 계획

나름대로 여행을 계획할때 마음속에 되뇌이던 여행컨셉이다. 물론 지키지 않아왔고 앞으로도 쉽게 지킬 수 없다는 것도 안다. 그냥 대놓고 “몰라몰라, 되는 대로 댕겨오겠음“ 이 차라리 내 스타일이다. 하지만 한가지! 매번 지키고 싶은데 지켜지지 않는 한가지는 바로

<이번 여행에서는 규모있게 돈 쓰기, 그리고 가계부 쓰기>  

올해도 마찬가지. 내 기필코 하루 일과를 끝내기 전에얼마를 썼는지, 얼마가 남았는지, 그러므로 앞으로 뭘 먹고 뭘 해야 할지 계산해보기를 두 손 불끈 다짐해보지만 이번에는 첫날부터 글렀다. 일단 어제 너무 허기진 배를 채우고 나니 피로가 몰려와 정신없이 쓰러져 잤고, 오늘은 너무 여러 군데에서 지갑을 열고 닫다보니 어제 계산과 오늘 계산이 뒤엉키며 밀린 방학숙제가 되고 만 여행 이틀째. 올해도 일관성있게 가계부는 안쓰기로 맘먹었다. 차라리 더 가고 싶은 곳을 서치하고 더 하고 싶은 것을 머리속에서 끄집어 보는게 낫지.

그렇게 해서 뭘 하는게 좋은가라는 질문의 답은 이동이 수월치 않으신 아빠를 위한 빅버스 투어. 거금을 들여 네 식구 올라타니 역시 파워코리안! 여행에 대해서 진심이며 많은 개체수를 보유한 한국인을 위해 한국어가이드가 생겼다는 기쁜 소식과 함께 자신만만한 여행자로서 준비를 마치고 비엔나 시내를 돌았다. 이른바 링슈트리세-원모양 한바퀴를 돌면 비엔나 중심부의 수많은 예술품과 문화유적을 다 본다나 만다나. 이미 방문한 적이 있는 곳, 그래서 그곳의 사연과 교과서에 없는 야사 비슷한 것도 꿰고 있으나… 빅버스 투어를 경험하면서는 또 다른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이 버스는 걸어서도 30분이면 족한 링슈트라세를 벗어나 비엔나 시내의 모든 곳들을 훑고 있었다. 특히 예전 알트 도나우 부근 VIC 건물, 그 건너편에 살았던 언니네 가족들의 집, 그리고 내가 한달 넘게 산책을 즐기던 도나우 강변의 산책로를 보니 그 시간속에서 느꼈던 감흥들과 분위기, 그리고 그때의 내 모습이 튀어나왔다..

여행은 그렇게 과거의 내 모습과 만나게 되는 일이다. <과거의 모습보다 현재가 더 낫지 vs 과거의 모습이 더 나았어> 어떤 쪽이 승자인지는 모르나 나는 현재가 더 나은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은 각오를 여행길에서 꼭 한번씩은 되뇌이곤 한다. 그것이 언제나 실패하고 마는 여행컨셉일지라도, 하나마나한 여행가계부를 쓰는 일 같은 것이라도 포기하고 싶지 않은 컨셉이다


*희자매 기숙사 - 빅버스투어 - 저녁 (배달)


매거진의 이전글 비엔나 1일-5년 만의 상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