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하나는 열심히
나슈마르크트는 비엔나의 전통재래시장으로 관광필수코스 중 하나다.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벼룩시장이 포함된 나슈 장터는 우리로 치면 정선5일장 정도되는 시끌벅적함이 있다. 물론 규모로는 정선5일장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작지만 가게 주인장들의 지치지 않는 호객행위로 좁은 골목이 시끌시끌하다. 차고도 넘칠 만큼 갈 곳이 많은 비엔나에서 웬 재래시장? 반대로 그 나라 사람들의 진짜 삶을 보려면 재래시장을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 내가 나슈마르크트를 선택한 건 바로 그곳이 숙소 코 앞에 있어서다. 아침 먹고 간단히 산책이나 하자는 요량이었고 또한 지난여름 비엔나를 방문했던 후배가 나슈마르크트가 좋다는 이야기에 차도녀 스타일의 그녀가 느낀 그곳의 매력은 뭔지를 찾기 위함도 있었다.
알 수 없는 독일어로 다다다다. (물론 싸게 판다, 물건 좋다는 말이겠지만)
다음은 니호아~ 왠욜.. 어이없는 표정을 하니
다음은 안뇽하쎄요우~
일단 중국어로 찔러보고 그 반응을 본 후 한국어. 여기서도 시답지 않으면 일본어로 넘어가는 것이 유럽인들이 동양인을 대하는 요즘의 일반적인 수순이라고 한다. 어쩌다 보니 5개 나라의 인사말정도는 구사하는 그들이 된 것이다. 이제 어느 나라를 가도 장사치들은 한국인사 몇 개 정도는 할 줄 안다. 더듬거리는 말과 억양이지만 외지에서 한국말을 들으면 반갑다. 이곳 사람들은 유창한 영어보다는 더듬거리는 독일어로 물어보는 외국인에게 더 친절하고 관대하다. 그런 의미에서 “독일어 공부를 해야 하나? 이 굳은 머리로?? ” 하지만 사지 않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꿋꿋하게 눈치 있게 몇 개의 언어를 돌려치기 하시며 나슈마르크트의 좁은 골목을 채워가는 상인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뭐든 하나쯤은 열심히 하는 내가 되길 바라본다
*나슈마라크트-점심(숙소에서 라면과
햇반) - 피터성당 (합창) 앙커시계 - VIE (승윤 픽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