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를 방문할 때마다 항상 들르는 곳이 있어요. 아니 많아요. 슈테판 성당 가야 하고요, 홉프부르크 왕궁의 일요미사 가야 하고요, 그라벤 거리 쏘다녀야 하고요, 슈니첼 맛 좋은 그 식당도 가야 하죠. 이건 아마도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겠죠. 저도 그래요. 하지만 관광의 필수 코스는 아니라도 저에겐 한번 방문에 항상 두세 번씩은 가게 되는 곳. 성 페터 성당. 주로 피터성당이라 불리는 곳이죠. 매일 3시에 파이프오르간 연주로도 유명한 곳이고, 천장의 멋진 그림도 감탄을 자아내게 하죠. 저도 오르간 연주 감상 겸 슈테판과는 다른 조용하고 아담한 그곳이 좋아 동선이 맞으면 항상 들르곤 하죠. 한번 방문하면 삼십 분씩 신도의자에
앉아 기도를 하거나 책을 읽거나 하며 나름 피터성당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을 하나 보게 됐어요.
그 멋진 천장화의 중앙에 난 창문.
왜 그동안 그 창문을 못 봤을까요? 매번 방문하던 시기, 시간, 날씨 다 비슷했는데.. 게다가 올 때마다 꼭 고개를 들고 천장 그림을 바라봤었는데 말이죠. 못 본 건지 안 본 건지, 봤는데 감흥이 없었던 건지 이유를
모르겠네요.. 누군가의 내면과 진심을 모르고 살 때도 많겠죠? 오늘 본 피터성당의 천장처럼 지금 보이지 않거나 볼 수 없었던 우리들의 진심이 언젠가는 보이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