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쇤부른 오랑제리에 와 있어요. 모짜르트와 그의 스승 살리에르가 연주대결을 펼쳤다는 곳이죠. 평평한 홀안에는 결혼식장 의자들이 펼쳐져있고 중간쯤 앉아 앞사람들의 머리머리 사이로 지휘자의 모습을 봐야했어요. 아직은 안 가봐서 모르는 오페라 하우스를 빼놓곤 거의 대부분 비엔나의 음악회는 극장식 경사진 의자가 아닌 결혼식 의자에 앉아 앞사람의 머리를 뚫고 무대를 봐야하는 열악한 상황이죠. 그래도 비엔나에 오면 음악회를 봐야 하는 이유는 여러가지랍니다. 스피커 없이도 사운드를 퍼지게 만들어진 건축의 구조라든가, 익숙한 공연 레퍼토리, 손쉽게 열리는 문화예술의 문. 오늘 쇤부른 오랑제리 콘서트도 그랬어요. 물론 악기 수가 많자 않다보니 사운드가 조금 비는 느낌도 들었고요, 요한 스트라우스의 왈츠는 너무 늘어지게 변형해 연주하니 왈츠 특유의 신남도 없었고요. 하지만 민머리 지휘자 아저씨의 다이나믹한 리더쉽과 청중과의 소통으로 홀 안의 사람들은 박수를 쳤고 웃기도 하면서 짧은 음악회를 마쳤답니다. 이렇게 가볍게, 박수도 치고, 엄격한 룰과 잣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비엔나의 음악회들은 클래식이 좋기는 하지만 지식이 많지 않은 저같은 이들이 찾아가기에 참 좋은 문화죠. 게다가 보너스 같은 이벤트를 보게 된다면 기억에 남는 음악회가 되겠죠? 보너스 같은 이벤트가 뭐냐고요? 사진를 보세요.
연주회가 끝나고 살리에르와 모짜르트가 대결을 펼친 무대가 궁금해서 사진 찍으러 무대쪽에 갔었는데..
아무튼 두 분, 행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