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사그라다 파밀리아네요. 이토록 인간의 마음을 지배하는 예술품이 또 있을까? 싶어요. 사그라다 파밀리아를찾아 가는 거리에서 파사드 첨탑은 모습을 보였다가 또 숨고, 숨었다가 또 보여줘요. 다가오는 인간들에게 위대한 건축예술의 힘이 어떤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 더 안달이 났어요. 요 몇일을 대부분 도보로 여행을 하다보니 발가락에 물집이 잡혀 거의 터질 지경인데도 걸음을 재촉했어요. 짐 수색과 여러번의 입장 검사를 거쳐 당도한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감탄을 넘어 아무 생각을 못하게 하네요. 이 짧은 언어로 표현할 수도 없고요. 여러개의 섹션과 정문, 후문의 곳곳을 둘러보고 이제 홀 중앙 십자가에 박혀있는 예수님 앞에서 기도를 올립니다. 저는 성탄시즌을 사랑하는 불교신자죠. 당신도 제가 캐롤을 들으며 절에 가고 부처님앞에서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는 거 아시죠??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겠어요.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성당 이기 전에 세계인이 사랑하는 건축예술인걸요. 누군가의 열정과 천재성, 그리고 노력이 쏟아낸 결과물에는 종교도 이념도 다 필요치 않고요, 이것을 본 감정을 일일이 쏟아내고 표현할 의무도 없어요. 언제까지 이
거대하고 웅장한 예술품의 힘을 생생하게 기억할지는 모르지만 지금 이 순간에는 기도하고 싶어지네요.
세계의 평화와 가족의 안녕, 그리고 당신의 행복한 세상을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님을 올려다보며 기도합니다. 좋은 곳에서는 착한 사람이 되나봐요. 세계 평화를기도하다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