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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발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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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안 Oct 05. 2021

시발(時發)요리

#1. 아욱국

#1. 아욱국 


나는 속상할 때 아욱국을 끓인다. 

나는 누군가가 너무 미울 때 아욱국을 끓인다. 


가격이 저렴해서 밉고 또 미운 사람을 저렴하게 만들어 버릴 수 있다. 

특히나, 손질할 때 나쁜 년 머리 잡아 뜯듯 녹색 물이 흥건히 나올 때까지 욕하며 잡아 뜯을 수 있다. 

수돗물을 세게 틀어 놓고 손질하면 욕하는지 아무도 모른다. 


내가 이렇게 막대하며 끓인 저렴한 아욱국은 최고의 맛을 자랑한다. 다 내덕으로


아욱은 중국에서 ‘채소의 왕’이라 불릴 정도로 영양소 매우 풍부하다. 특히 칼슘이 풍부하여 아이들이나 노년층에 좋고, 특히나 배출의 문제가 있는 경우 효과적이다. (식이섬유가 풍부함) 





재료: 아욱(욕하며 잡아 뜯고 싶은 만큼), 육수(멸치, 다시마, 무), 보리새우, 양파, 다진 마늘


1.     아욱은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는다. 

2.     볼이나 물 빠짐 채에 넣고 잡아 뜯으며 조물조물거린다. 이때 물을 좀 틀어 놓고 욕을 한 바가지 하면 더욱더 풀내음이 잘 빠진다. 

3.     맘껏 잡아 뜯은 아욱은 흐르는 물에 헹구고 물기를 뺀다. 

4.     냄비에 육수용 멸치, 다시마 1조각, 무를 적당량 넣고 끓인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다시마는 건져 올린다. 만약 그대로 둔다면 게거품처럼 다시마 거품이 일어나니 주의 

5.     약 30분 정도 끓으면 멸치와 무는 건져 올리고 된장을 두어 숟가락 푼다. 

6.     풀 죽어 초라해진 아욱을 적당한 크기로 적당히 단죄하여 냄비에 넣는다. 

7.     다진 마늘 1숟가락, 양파 반개를 넣는다(양파 통으로 넣으면 뭐,.. 할 수 없고) 

8.     보리새우를 은혜롭게 넣어준다. 이로 인해 아욱은 아욱국으로 새롭게 거듭난다. 

9.     된장 간이 조금 모자라면 참치액 또는 소금으로 한다. 

10.  적당히 끓었다 싶으면 불을 끄고 먹음직스레 담아내어 마음을 푼다. 

소란스러운 마음에서 시작하지만 구수한 국 냄새가 코끝으로 들어오면 이내 정리가 된다. 

맛있게 먹는 식구들의 오물오물 거리는 입을 보면 미소가 스르르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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