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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안 Nov 02. 2022

닭발

- 세상에 외치다! 


닭발


난 닭발이 좋다. 먹을 살은 얼마 되지 않지만 발가락 하나하나 입에 물고 오물오물 뼈를 발라내면 묘한 쾌감도 느낀다. 


난 매운걸 못 먹는다. 그런데 맹목적으로 좋아한다. 입술이 퉁퉁 부어오르고 아랫배는 꾸르륵 꾸르륵 거리고 알 수 없는 두려움에 항문은 움찔움찔 거린다. (아마도 다음 날 화장실에서 벌어질 혈투를 직감적으로 느낀 듯)


화가 치밀어 오르거나 스트레스에 숨구멍이 막혀 꼴가닥 넘어가기 직전에 특히 닭발 생각이 간절하다. 


내가 처음 닭발을 접한 것은 여성전용 한증막이었다. 분홍 가운을 입고 삼삼오오 둘러앉아 소위 한가닥 할거 같은 언니? 아주머니? 들이 닭발에 생맥주를 캬아~~,  들이키며 시원스레 쏟아내는 욕 한 사발에 반해 버렸다. 


그 후로 닭발은 음식을 넘어 내 삶에 중요한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그런데 내가 닭발을 진짜로 좋아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하찮은 취급받아 잘려 나가지만 자존심을 버리지 않고 꿋꿋하게 세상을 향해 한방을 날린다. 


Fuck You!!!



세상은 말이야 버려진다고 잊혀진다고 끝이 아니야. 

누구 좋으라고 버려지고 잊혀져? 

내가 어떻게 이 세상에 태어났는데.. 


있잖아? 

나를 봐, 

그냥 갈기는 거야, 뭐 같은 세상한테 


닭발인 나도 한다. 

인간인 너는?  

부디 행복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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