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인데....
20여 년간 여행일을 하며 깨달은 게 있다.
과연? 최고의 고객 만족은 무엇일까???
잘 먹고, 잘 자고...
집 떠난 사람들에게는 이 두 가지가 최고인 듯싶다.
아무리 눈앞에 가우디의 건축물이 있어도, 스위스 알프스의 절경이 있어도, 하와이에서 와이키키 비치 해변이 눈부시도록 빛나도...
여행객들에겐 최우선은 바로 배부르게, 기분 좋게 잘 먹는 게 아닐까 한다.
마흔이 넘어 여행을 호스트가 아닌 트레블러로 가니 일단은 먹거리 위주의 여행이 되었다.
"아고, 몸도 힘든데 우리 좀 좋은 거 먹을까? "
"좀 비싸도 맛있는 거 먹자, "
"오사카 왔으니., 고베규는 먹어야 하지 않아?"
20대엔 꿈도 못 꾸던 대목이다.
잠시 딴청을 피우자면 20대에 혼자 해외여행을 가면 일본에서는 편의점 및 스트리트 푸드를 즐기고, 프랑스에 가면 겉멋에 바게트 하나 옆에 끼고 길거리에 앉아 뜯어먹고, 맥주는 편의점,
그런데 마흔이 넘어가니 카드 한도는 늘어나고 길에서 먹기엔 불편한 신체 컨디션과 인증숏보다는 고픈 배를 우아하게 채워 나가기 바쁘다..
오사카 공항에 내리니 가장 반가운 곳이 눈에 띄었다.
도토루 커피...
예전엔 명동에도 있었는데.. 아니 서울의 곳곳에 있었는데.. 지금은 볼 수가 없다.
반가운 마음에 인증샷 찰칵
20~30대에 오사카에 왔다면 타코야끼에, 오코노미 야끼, 그리고 편의점 맥주를 즐겼겠지만..
믿음직스러운 카드 한 장씩 들고 소고기 야키니꾸집으로 향했다.
최근 유튜브에서 인기 있는 오사카 마츠다 부장님의 추천? 맛집으로...
조금 어렵사리 구글맵을 켜고 여행 첫날의 무거운 발을 모른 체하고 도보 20분 거리를 향해 갔다.
조그마한 가게에 자욱한 연기, 유튜브에 나온 곳이라 그런지 한국인들이 언~뜻 보였다.
작은 화로에 얌스럽게 3점~4점 나오는 부위별 소고기를 즐기다 보니.. 한국 아줌마의 대책 안 서는 주책스럼으로 여행온 20대 한국 여행객들에게 아는 척을 하며 같은 한국인, 그리고 여행객임을 강조해 말했다.
맨 정신으로 생각해 보니.. 정말... 개 진상? 이 아니었나 싶다..
그날 아주 나이스하게 현금으로 플렉스 했다.
일본 유학을 했던 친구는 편의점에서 소울 푸드를 사 먹었다.
낫또 김밥? 뭐 개취존중
타코야끼와 오코노미야끼는 오사카가 원조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난바, 도톤보리쪽은 수많은 가게들이 같은 듯 다른 그것들을 목청 놓아 호객을 하고 있었다.
여행의 불변의 법칙.
정말 맛집은 절대로 호객하지 않는다. 그리고 여행지에는 없다.
그래도 오사카는 식도락 여행을 원하는 이들에겐 첫 번째 선택지에 제법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