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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습히 Dec 17. 2022

의도가 의심되는 브런치 글들

브런치의 전단지화

브런치에서 글을 읽다 보면 순수하게 자기 손에서 나오는 흥미로운 글들이 많다.

게다가 브런치 나우는 방금 발행된 따끈따끈한 글을 볼 수 있어서 가장 좋아하는 기능이다.

오늘 작성한 짧은 토막글부터, 며칠을 고뇌한 흔적이 보이는 긴 연재 글까지 종류도 참 다양하다.


브런치 나우 - https://brunch.co.kr/now


하지만 새 글들 읽다 보면 브런치 활동 의도를 의심하게 되는 유형이 있어서 메모로 남겨본다.

아니, 어쩌면 별로 의심하지 않아도 된다. 그들만의 브런치일 테니 말이다.




+ 이커머스 파트너스 링크

유명 인터넷 쇼핑몰을 많이 쓰시는가? 나는 좋아했었다.

"" 전성기 때는 네이버나 다나와의 가격비교보다 동일 제품을 항상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우연히 누른 파트너스 링크 때문에 내 최저가들은 전부 비싸지기 시작했다.

천원의 차이가 아니라, 많이 사면 수만원씩 차이 나는 게 문제였다. 그나마 휴대폰이나 시크릿 모드로 비로그인 상태로 들어가면 괜찮았지만, 로그인하면 그 제품 이외의 가격들이 다시 널뛰기를 하곤 했다. 아이디는 물론이고 DNS와 아이피를 바꾸고 브라우저 쿠키를 다 날려서야 정상으로 돌아왔으니 참 아이러니했다.


그렇다. 리뷰 속에 감춰진 이커머스 제휴 링크를 누르면 일부 수익이 링크 작성자에게 돌아간다.

분명 재미있게 읽었던 글도 다시 읽어보면 "읽었으면 돈 내놔!"라는 심보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글쓴이의 의도가 이해된다.

블로그와 다르게 애드센스가 불가능한 브런치는 수익이랄 게 없기 때문이다.


브런치에서 수익이란, 출간 작가가 되거나 강의 개설이 가능한 일명 "유명 작가"가 돼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 자극적인 제목으로 조회수를 늘리고, 궁금하게 만드는 스팸 링크를 중간쯤에 넣어서 클릭을 유도한다. 그래서 재미있게 읽은 글에 라이킷 누르려다가 괜히 망설이곤 했었다. 남들보다 비싸게 구입하게 만드는 광고글을 라이크 하려고 했다니... 아니, 재미있게 읽은 글이 광고로 부정되는 게 아쉽다.

나는 한국의 블로그 마케팅 사업들이 좋은 리뷰 문화를 망쳤다고 생각한다.




+ 글쓰기 팁과 병원 홍보와 강의

브런치에는 강사, 의사, 변호사 같은 직업군의 글을 비교적 쉽게 접하게 된다.

예를 들어서 유행 중인 전염병으로 인한 어려움이라던가, 잊지 못할 재판 사례 같은 것 말이다.

그런데, 어느샌가 새로 발행된 글을 보면 "정말 직접 쓰시는 건가?" 싶은 글이 올라오는 경우가 있다.

질병의 경우에는 증상과 의심사례가 소개되고 빠른 진료가 필요하다면서 원장 선생님 이름과 병원명이 소개된다. 예방법이나 치료 이후에 어떻게 해야 증상이 호전된다는 내용은 거의 없고, 다른 질병의 비슷한 패턴의 글이 연속으로 소개된다.

그리고 카테고리가 전혀 다르지만, 범죄 피해 사례와 처벌에 대해서 설명하고 변호사 이름과 법무법인의 대표번호가 나오기도 한다. 읽다 보면 개인병원 실장님께서 변호사실 사무장이 되신 거 같기도 하다.

게다가 브런치에서 자주 소개되는 글쓰기 팁들은 어떠한가? 생각해보자. 진짜 유용한 정보가 있... 었나?

대부분 글쓰기 팁보다 "이러이러한 경우 글쓰기 3달 강좌를 들으면 도움이 됩니다."라는 문구가 기억 속에 남는다.







내가 브런치를 삐딱하게 보는 건가?

좋은 글이 없고 홍보에만 열중하는 작가들이 많아진 건가?

둘 다 아니었으면 좋았을텐데, 올해의 기억이 가장 좋았던 글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이런 글을 써야만 했다는 것에 한숨을 느낀다. 다음에는 브런치에서 좋은 글을 많이 읽을 수 있을까?

나부터가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라는 의심을 하게 된다.



Girl reading (1924) - Georges Valm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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