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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신엽 Jun 16. 2016

기획은 은유다.

리뷰 : 기획은 2 형식이다 / 남충식(휴먼 큐브)

기획의 본질은 무엇일까?

많은 이들이 문제 해결(Problem Solving)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기획의 정의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책의 주장은 단순합니다.

기획을 잘하기 위해서는 먼저 문제가 일으키는 여러 현상 속에서 진짜 ‘문제’를 발견하라는 것.


기획을 위한 당신의 노력을 100이라고 본다면 70은 문제를 찾기 위해 그리고 나머지 30은 

해결책을 찾으라는 것.

해결책은 문제가 제대로 정의된다면 오히려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것.


우리가 처음 마주치게 되는 것은 '문제'가 아니라 '문제가 일으키는 현상'입니다.

저자는 문제가 일으키는 현상의 모습을 하나의 원으로 그리고 현상을 일으키는 핵심 문제를 원 가운데의 하나의 점으로 깔끔하게 정리하였습니다.(현상의 ‘원’ → 문제로 요약되는 ‘점’)


아래 내용은 얼마 전 ‘기획론’에 관한 외부 강의를 위해 만들었던 내용인데 여러 현상 속의 문제에 대한 정의로 소개드립니다.

해당 사례는 2002년 당시 한국 월드컵 대표팀에 대해 감독이었던 ‘히딩크’가 정의했던 한국 축구의 문제점입니다.(사례가 좀 옛날이긴 한데 당시의 청중을 고려해 선택했습니다 ㅋ)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문제를 제기하지만 결국 그 핵심은 체력이었다고.

체력이 없기에 기술이 발휘되지 못하고 체력이 없기에 전략과 전술이 풀리지 않고 체력이 없기에 경기장에 들어서자마자 위축되기 마련이라고.

결국 그는 우리 대한민국 축구를 월드컵 4강까지 올려놓았지요.


그렇다면 수많은 현상 속에서 어떻게 문제를 발견할 것인가?

책에서는 방법론을 제시하기보다는 문제라면 응당 이래야만 한다 라는 문제 정의의 정합성(충분 & 필요조건)만을 제시하기에 나름의 개인적인 Tip을 말씀드려봅니다.


일단 현상을 발견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을 겁니다.

그 후에 개별 개별 현상을 비슷한 카테고리로 묶어놓고 (시간 여유가 있다면 하나하나씩) 각 카테고리 별로 원인과 결과를 서로 연결해 보는 겁니다.

A와 B는 서로 연관이 없지만 A는 C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A가 C의 원인이 될 때 B가그 원인을 강하게(혹은 약하게) 하는데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요.

이렇게 각 현상을 연결 지어 생각하다 보면 문득 그분이 오실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분이 과연 내가 찾는 그분인지 알기 위해 아직 손대지 않은 다른 현상을 대입시켜 보는 것이죠.

그분이 아니라면 다시 시작해야겠지요?

요샛말로 일종의 '패턴 인식 알고리즘'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ㅋ

물론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고 집중을 요하는 작업입니다. 더군다나 기일이 길지 않은 일이라면 그 안에 내가 답을 찾을까 하는 불안감도 커지기 마련이죠. 하지만 아직까지는 더 나은 방법을 찾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경험이 좀 더 쌓이면서부터는 ‘그래도 답을 찾을 수 있을 거야 아님 밤새지 뭐’라는 스스로의 확신(?)이 조금은 위안이 되고 있지요.

그래서 많은 선배들이 ‘삽’으로 뜨지 말고 ‘끌’로 파라고 하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찬가지로 해결을 위한 방법은 문제를 찾는 것의 역순입니다.

문제는 해결을 위한 방법(Solution)으로 전환하여 각각의 수단을 확산(점에서 → 원으로)하는 것이죠.

체력이 문제였다면 해결방법은 체력 훈련? ㅋ


책은 ‘수사학’에서말하는 ‘은유(메타포)’와 닮았습니다.

결국 어떤 본질을 찾으라는 말이겠는데,

‘기획은 2 형식이다’라는 책의 제목 역시 ‘주어 + 동사+ 주격 보어’라는 어떤 본질(주어)의 정의 내림(주격 보어), 즉 은유를 말합니다.

은유는 현상을 단순화시킬 수 있고 또 다른 세계와 연결 지을 수 있는 힘입니다.

주어와 주격 보어가 동격이 될 수 있듯이(Ex - 내 마음은 호수. 그대 노 저어 오오.)


조금 결이 다른 이야기지만 상대에게 어떤 행동을 유발하기 위한 ‘설득 이론’에 있어서도 단순화하기가 큰 힘을 발휘한다는 것이 있습니다.

테서(Tesser, 1978)에 의해 연구된 ‘태도 극단화 결정요소로서의 단순한 생각’이라는 이론인데,

쉽게 말해 “그래서 할래? 안 할래?” 아니면 “그래서 좋아? 싫어?”라는 것이지요.

테서가 이야기한 것은 아니지만 ‘하든지 안 하든지’ 어떤 입장을 표명하게 되면 자신이 표명한 대로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행동한다는 ‘소크라테스 효과’ 혹은 ‘내적 일관성 이론’ 과도 연결 지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시 책으로 돌아오면,

책은 문제를 찾기 위해 그리고 해결점을 찾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하지는 않지만 그 점이 오히려 이 책이 말하려는 바를 더욱 큰 ‘울림’으로 만들어줍니다,

요약하면,

책은 은유의 통찰이고 은유는 2 형식이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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