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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신엽 Dec 02. 2016

총,균,쇠

리뷰: 총,균,쇠(제럴드 다이아몬드) / 문학사상사(2013)

저자는 서문에서 지리적 조건이 지난 13,000년간 전 세계인의 역사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나를 

밝히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방대한 저작의 직접적인 동기는 폴리네시아에 살고 있던 

친구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라고 하지요

“왜? 우리는 이렇게 가난하고 백인들처럼 크고 좋은 물건을 만들지 못한 것일까요?”

이 책은 그 질문에 충분한 답이 된 것 같습니다.


문명 연구의 동기로서 문명의 우위 찬양이 아닌 단순한 역사 이해의 관점에서 밝혀 냅니다.

‘인간의 기술적 차이에 병행하는 지능적 차이 혹은 인종적 차이가 존재한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다. 역사 진행의 차이는 환경적 차이 때문이다’라고


인간 역사의 중대한 전환점 중 하나는 농업을 통한 ‘식량 생산’을 말할 수 있습니다.

흔히 ‘농업 혁명’이라고도 합니다만

수렵 채집민들이 한 곳에 정착하게 되고

가축을 키우고 작물화를 시작하며

가진 자와 그렇지 못 한자가 나뉘게 되고

수확한 곡물을 저장하고 나르기 위해 기술이 발달하고

기록의 용도로서 문자가 발명되고

주변이 같은 문자 권 내의 체계로 통합되고

그 체계의 대표가 선출되고..

길들여질 수 있는 야생 동물이 있는지 아닌지

작물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인지 아닌지

모든 것은 우연에서 시작되었지만 중요한 시작이었습니다.


길들여질 수 없는 거친 야생 동물이 있는 곳과

척박한 토양 그리고 재배되기 어려운 작물만이 있는 곳에서는

여전히 수렵 채집민의 삶을 이어갔고

밀과 벼와 같이 쉽게 재배될 수 있는 일종의 유전적 변이를 가진 작물이 살 수 있는 환경 

그리고 쉽게 길들여질 수 있는 야생동물이 있는 곳에서는

점차 식량 생산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보관할 수 있는(잉여) 식량 생산이라는 것은 역시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었겠지요?

비록 '사피엔스'의 '유발 하라리'가 말하듯이

 '농업 혁명'으로 인해 인간은 노동에 매달려야 하는 

더욱 곤궁한 삶을 살아가게 되었지만. 


어쨌든 그 환경은 아메리카나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보다는

유라시아의 대륙 축을 따라 뻗어나갔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그들은

문자와 기술 그리고 가축에서 비롯된 ‘균’을 가지게 되었는데

‘균’은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고작 몇 백명의 스페인 침입자에게 속수무책으로 

정복당하게 된 원인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균’은 비록 많지 않은 지역이지만 풍토병이라는 이름으로 백인들의 진출의지를 꺾고

원래 있던 사람들의 체계를 지켜나갈 수 있게도 하였지요

(백인들의 역사에서는 ‘고립’이라 표현되는)


여하튼 중재할 수 있는 대표를 세워야 할 만큼 밀집된 정주형 생활자들은

잉여 생산물로 전문화된 직능과 군인 및 관리들의 생계를 책임질 수 있었고

복잡성의 증가에 따라 점차 초기 국가 형태로 발전하게 되며

높아진 밀집도를 ‘제국’이라는 이름의 정복과 융합 정책으로 해소해 나가기 시작합니다.

제국은 문화의 전파를 수월하게는 하였으나

그만큼이나 문화의 다양성을 억제하는 한편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

차별과 착취의 구조를 낳았지요


그리고는 우리가 아는 대로의 역사입니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 역시 이 책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책을 바라보는 올바른 시각은

 ‘지리 결정론’ 혹은 ‘환경 결정론’ 시각에서 바라본 인류 문명이 아니라

인류 문명의 발달은 지리 혹은 환경적 요인이 많은 영향을 끼쳤다가 

보다 더 정확할 것입니다.


한편, 책의 또 다른 재미는 '방대한' 내용만큼이나 '방대한' 문화 연구 방법론입니다.

다양한 비교문화 연구 및 질적 연구방법론의 성취는

훌륭한 그리고 흔치 않은 문화 연구사례집으로도 손색없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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