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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프리랜서, 다시 시작하다

영상 디자이너로 10년, 프리랜서로 살았지만 결국 실패했다

by 러셀후니
김지훈 사진.png

30살, 아이폰 앱 개발 창업을 도전했던 나는 너무 어려운 나머지 포기하게 됐다. 이후 웹디자인, 3D프린터를 배우면서 삶을 방황했다. 그러다 대학교때 모션그래픽을 좋아했던 나는 우연히 인포그래픽 영상을 본 후

이 길을 걸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취업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컸기에 취업보다 프리랜서를 선택했다.


당시에는 자유롭게 일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처럼 보였다. 출퇴근 없이, 원하는 프로젝트만 골라서 작업하고, 내 실력만으로 평가받으며 살아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소규모 편집 작업부터 시작했다.

간단한 로고 애니메이션, 행사 영상 편집, 기업 홍보 영상 등 다양한 작업을 맡았다. 나름대로 재밌었고, 한 달에 몇 건만 받아도 생활이 가능했다.


일이 많을 땐 월 1,000만원 이상 벌기도 했다. 하지만 프리랜서의 세계는 생각보다 훨씬 치열했다. 클라이언트는 늘 비용을 깎으려 했고, 경쟁은 점점 심해졌다. 저가 경쟁이 심화되면서 단가를 유지하기도 어려워졌고,

그러다 보니 새로운 고객을 찾는 일이 점점 더 힘들어졌다. 프로젝트를 하나 끝내면 또다시 새로운 일을 찾아야 하는 무한 반복이 이어졌다.


처음에는 ‘이렇게만 버텨도 괜찮겠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문제는 더 커졌다. 클라이언트의 요구는 많아졌고, 밤을 새우는 날도 많아졌다. 일이 많을 땐 정신없이 바쁘지만, 일이 없을 땐 한없이 불안했다.


한 달 수입이 들쑥날쑥하다 보니, 생활비 걱정이 끊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성장의 정체였다.

10년이 지나도 내 커리어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매번 비슷한 프로젝트를 반복했고, 수익 구조는 그대로였다.


유튜브, SNS 영상 시장이 커지면서 영상 콘텐츠의 수요는 늘었지만,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졌다. 결국, 나는 점점 소모되고 있었다. 수익도 결국 바닥을 찍었다. 영상 디자이너로 10년, 프리랜서로 살았지만 결국 실패했다. 어느 순간 나는 깨달았다.


"이제는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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