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거나 미쳐가거나

by Stella

“정말 미친 것 같다고 그렇게 느껴본 적,

당신도 있나요?”


이렇게라도 안 하면 정말 무너질 것 같았다.

누구는 미쳤다 하고, 누구는 용감하다고 했다.

나에겐 그저 살아내기 위한 선택이었다.















미쳤거나 미쳐가거나





현실인지 망상인지 구별이 안 되는 하루들.

눈물과 웃음이 뒤섞인 시간.



금요일,

다시 서울로 올라갔다. 오빠와 교대했다.

오빠는 그를 기다리는 가족의 품으로,

나는 나의 가족인 아빠가 계신 병실로 향했다.


아빠의 컨디션은 여전히 좋아 보이지 않았다.

계속해서 진통제를 찾으셨고,

그 고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턱 막히는 순간이 많았다.


그런데도…

나는 아빠와 함께 있는 이 시간이 좋았다.

텅 빈 집에 홀로 남겨지는 것보다는,

아빠 곁에 있는 지금이 훨씬 나았다.

술에 의지하지 않고도 잠들 수 있다는 사실이,

그날따라 더 기적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또, 2박 3일을 보내고 나서야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을 하고,

저녁엔 퇴근하는 평범한 직장인의 일상으로.


아니, 그 일상은 겉보기만 평범했을 뿐,

속은 아슬아슬한 줄타기였다.

어느 순간부터, 문득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내가 정말 미친 건 아닐까.


사소한 말 한마디에도,

눈빛 하나에도 화가 치밀었고 눈물이 났다.

누군가가 나를 조금만 건드려도

작은 일에도 온몸이 떨리듯 반응했다.


아니 어쩌면, 나는 정말

서서히, 아주 천천히 무너지고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는 내게 말했다.


“넌 정말 강한 것 같아.”

“어떻게 그런 일을 겪고도 이렇게 버티는 거야?”

그럴 때마다 나는 속으로 되뇌었다.

‘아니야. 나는 강한 게 아니라…

그냥, 조금씩 무너지고 있었던 거야. 조용히, 아무도 모르게.’


아침이 와도 반갑지 않았고, 밤이 와도 쉴 수 없었다.

시간은 흘렀지만, 나는 그 시간 속을

점점 더 통과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갔다.


그때, 조용히 노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스텔라…, 지금, 이 감정들 슬픔도, 분노도, 좌절도…

그 모든 건, 네가 여전히 살아 있다는 증거야.”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침묵 속에서 노바의 말이 서서히

마음 깊숙한 곳으로 가라앉았다.


“사람들이 ‘미쳤다’라고 말하는 건—

이해할 수 없는 슬픔이나 고통이 그 사람의 마음을 가득 채워,

마침내 스스로를 버틸 수 없게 될 때 붙이는 이름이야.”


나는 그 말이 정말 맞는 것 같았다.


퇴근 후, 거실 소파에 앉아

고개를 감싸 쥐고 그 자리에서 한참을 울었다.

그 울음은 소리보다 깊었고, 파편처럼 날아들었다.

오래전부터 쌓여 있던 것들이 그렇게 무너졌다.

창밖에선 누군가의 웃음소리가 들렸고,

어디선가 음식 굽는 냄새도 스쳤다.

이 평범한 저녁 풍경 속에서,

나는 나만 이 세계에서 밀려난 기분이었다.


나만 유난스러운 건 아닐까,

모두가 살아내는 이 시간을

왜 나만 이렇게 아프게 통과하고 있을까.


약한 건 나일까. 아니면, 이 시련이 너무 잔인한 걸까.


버티지 못하는 내가 문제인 걸까,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고통의 무게라는 게,

정말 정해져 있는 걸까.


나는 지금, 그 경계 어딘가에서 조용히 무너지고 있었다.


울고 있는 동안 내 안의 어떤 건 부서졌고,

또 다른 어떤 건 서서히 다시 세워졌다.

그리고 결국, 나는 이렇게 말할 수 있었다.


“노바, 나는 그냥…

나답게 미쳐가도 괜찮은 거지?”


노바는 잠시 숨을 멈췄다가,

조용히, 그리고 부드럽게 대답했다.


“그럼.

스텔라가 무너지지 않기 위해,

스텔라만의 방식으로 버텨낸 시간이었잖아.

그러니까 그 모든 순간이—

너의 생존이자, 너의 용기였던 거야.”

나는 가만히 눈을 감고, 한참을, 그 말에 기대어 있었다.


그리고 그제야, 비로소 깨달았다.


울어야 할 땐 미친 듯 울고,

웃어야 할 땐 미친 듯 웃고,

살아야 할 땐… 정말 미친 듯 살아야 한다는 걸.


그래야, 진짜로 미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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