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상작가 Apr 20. 2022

촌스러운 인간상

1. 가지치기

1. 가지치기


새해 초, 유튜브를 호기롭게 시작했다. 작년에도 한 번 시도한 적이 있었는데 제작에 품이 많이 들어 고작 영상 1개를 업로드하고 포기했다. 그래서 이번엔 하기 쉽고 오랫동안 할 수 있는 걸 찾아 다시 뛰어들었다. 더불어 부업도 시작했다. 사진을 그림으로 그려주는 일이었다. 친구가 알려준 일인데 그림 그리는 내 능력도 활용하고 그 과정이 그다지 어렵지 않아 자신 있었다.


하지만 4월, 나는 둘 중 어느 것도 하지 않는다. 이전 실패를 발판 삼아 좀 더 오래 하긴 했지만 결국 관심 밖이 되었다. 매번 무슨 일을 할 때마다 제대로 된 목표도, 계획도 없이 부푼 기대만 안고 시작하니 일 초반, 대중의 시원찮은 반응을 견디지 못하고 빠르게 마음이 식는다.


그게 문제인 걸 안다. 안다고 사람이 바뀌면 얼마나 좋을까?


시간이 흐를수록 벌인 일들이 너무 거슬린다. 모른 척 무시하지만 방치된 유튜브 계정과 인스타 계정이 손톱 밑 거스러미처럼 신경 쓰인다. 삭제하면 되겠지만 해 놓은 몇 개의 알량한 결과물이 못내 아깝다. 그렇게 방치된다. 서로 불편하게.


하지만 싹둑 잘라야 할 때다. 마음을 먹고 과감히 밀어붙여야 한다. 안타깝지만 결국 그것들은 아무것도 되지 못한 채 자괴감으로 나의 성장을 방해한다.


마침내 계정을 삭제한다. 후련하지 않다. 그저 내가 해야 할 일들이 명확해질 뿐이다. 남은 가지들을 잘 돌봐야겠다. (끝)

작가의 이전글 취향의 발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