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알 사람 다 아는 바로 그 중고거래 앱, 당근 마켓에 나는 2019년 7월 4일에 가입했다. 매너 온도는 57.4도, 거래한 102명 중 102명이 만족! 4년째 꾸준히 활용하다 보니 나도 모르는 새에 거래건수가 100명이 넘었다. 무료 나눔을 받기도, 하기도 하며 평소에는 교류 없던 이웃들과 정을 나눈다. 뉴스 기사에 보니 사기를 당한 사례도 있다고 하는데, 운이 좋았는지 한 번도 당해본 적이 없다.
2018년에 취업을 하고, 2019년 여름에 청년 행복주택 당첨으로 독립의 꿈을 이뤘다. 일단 집에서 나와 살아보겠다고 일을 저질렀으나, 이제 일한 지 1년 반 독립자금에 여유가 있을 리 없었다. 때마침 당근 마켓을 알게 되었고, 그때부터 필요한 물건이 생길 때마다 적극 당근을 활용하고 있다. 첫 구매는 미니 빔프로젝터다. 그분도 첫 거래, 나도 첫 거래였다. 퇴근 후 DMC 역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두리번두리번 종이봉투 들고 있는 사람을 찾았던 기억이 난다. 당시만 해도 ‘당근이세요?’라는 말이 유행하기 전이었다. 7평 원룸 오피스텔에 딱 맞는 사이즈의 빔프로젝터로 내 마음에 쏙 들었다. 2년 정도 행복주택 거주하는 동안 잘 사용하고, 이사하면서 재당근(*당근에서 산 물건을 당근에 다시 파는 일)했다. 고장 나지 않고 쓸 만한 상태이니 또 다른 이 물건이 필요한 분께 가서 제 쓸모를 다한다는 게 좋다. 게다가 살 때도 정가보다 저렴하게 구매했기 때문에, 팔 때도 가격을 많이 깎아줘도 부담이 없다.
그 외에도 가죽 소파베드, 광파 스팀 오븐레인지, LG 트롬 건조기까지 당근으로 구매했다. 이 중 가장 잘 산 건 ‘LG 트롬 건조기’다. 공간이 좁은 원룸이라, 빨래를 하고 건조대에 건조를 해두면, 그렇게 꿉꿉하고 불쾌할 수가 없었다. 마침 같은 행복주택에 사는 분이 이제 결혼으로 퇴거하면서 용량이 작아 새로 구매할 예정이라며, 건조기를 당근에 올린 걸 발견했다. 다른 건물이라면 트럭을 대절해 싣고 오는 용달비도 꽤 들었을 텐데, 같은 건물이라 판매자분이 도와주셔서 수레로 손쉽게 건조기를 옮겨올 수 있었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나는 결혼하면서도 그 건조기를 그대로 신혼집에 가져와서 아주 잘 쓰고 있다. 수건 등 건조기 사용이 적합한 것만 돌리니 용량이 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나에게는 활용도가 다 한 물건이더라도,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물건일 수 있다. 신기하게도 당근에 올리면 꼭 임자가 나타난다. 이제는 필요한 물건이 생기면 먼저 당근부터 검색하고 본다. 마땅히 근처에 매물이 없을 때만 새 상품을 산다. 좀 더 저렴하게 구하려고 중고거래를 활용한 것도 있지만, 수고로움을 감수하고 탄소 배출 감소에 조금이나마 기여했다는 뿌듯함도 있다. 만나서 거래하는 게 번거로워 시도를 안 해본 사람이라면, 문고리 거래(*문고리에 걸어 두고 비대면으로 거래하는 방법)도 있으니 한번 입문해 보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