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영국에서 생활해 보기로 했다. 왜 영국이냐고? 보통 영국 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건, 축구나 해리포터가 일반적이다. 내 머릿속에서 떠오른 건 영국의 빈티지 문화다. 영국 사람들은 오래되고 낡은 물건을 소중히, 가치 있게 여긴다. 이런 특성을 단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예로, 국민 프로그램 골동품 로드쇼가 있다.
1979년부터 BBC에서 방송 중인 골동품 로드쇼(Antiques Roadshow)는 장수 프로그램으로, 일요일 저녁 7시면 온 국민들이 한 주를 마무리하며 본다고 한다. 마치 한때 우리나라 개그콘서트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빈티지는 ‘오래되어도 가치가 있는 것’을 뜻한다.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도 오히려 더 멋있고, 더 이상 생산되지 않아 희소성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보통 자동차나 기성품 물건들은 구매하고 나면 즉시 가치가 떨어지고 감가상각이 시작되는데, 빈티지 제품은 가치가 유지되거나 오히려 올라간다. 분야도 굉장히 다양한데, 대표적인 예로 시계, 가구, 옷, 오디오, 장난감, 책, 주얼리, 그릇 등이 있다. 영국에서는 이런 빈티지 물품들을 기부 매장(Charity shop), 빈티지 전문매장, 벼룩시장 등 오프라인에서 일상적으로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책과 그릇에 관심이 많아, 이곳저곳 구경 다닐 생각에 벌써부터 설레고 기대가 된다.
Pixabay, 빈티지 찻잔
오프라인 매장에서 원하는 게 없다면? 온라인 플랫폼에도 많은 상품들이 등록되어 있다. 코로나19 대확산 이후로, 영국에서 중고 거래 시장의 성장세가 어마어마하다. 이베이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이후 중고 물품 거래량이 매년 4배씩 성장하고 있다고. ‘정말로 나에게 필요한 물건인가?’를 묻고 아니라면 온라인 중고 플랫폼에 올려 사고판다. 대표적인 예로 우리나라의 당근마켓과 같은 ‘Nextdoor’가 있다. 근처의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며 거래하는 중고 거래 플랫폼이다.
우리나라도 확실히 예전보다는 남이 쓰던 물건, 중고상품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든 분위기다. 그럼에도 훨씬 더 오래전부터 빈티지, 앤티크, 중고 문화를 향유해왔던 영국에서 배워올 점이 분명히 있을 거라 생각한다. 요즘 밀레니얼 세대들은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기 위해서, 혹은 ESG, 친환경을 실천하기 위해 빈티지를 찾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어떤 이유가 되었든 중고를 소비하는 문화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 흐름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