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밥에 진심입니다.

우보농장의 토종벼 손모내기 경험기

by 녹슨금

요즘 매일 아침에 갓 지은 솥밥에 쌈장 넣고 상추쌈 싸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있다. 원래부터도 면보다 밥을 더 좋아했다. 남편은 삼겹살을 아무리 많이 먹어도 밥 안 먹으면 허전한 스타일이랄까. 우리는 어떻게 하면 더 맛있게 밥을 먹을 수 있을 지에 대해 진심이다.


최근 토종 벼에 대한 관심이 생겨 우보농장 토종벼 손모내기 활동에 다녀왔다. 거기서 만난 ‘동네 정미소 성산’ 대표님과 대화 중 꿀팁을 얻었다. 대표님 왈, 밥 짓는 것도 습관이라며 한꺼번에 밥을 많이 해서 냉동해 버릇하지 말고 딱 한 끼 먹을 만큼만 지어보라는 거다. 보통 1인분에 100g 정도 되니, 남편과 나 2인분이면 200g을 계량해서 솥밥을 지으면 된다. 평소보다 적게 밥을 하니까 몇 번은 물양을 맞추기 어려워 좀 설익기도 하고 질퍽하기도 했는데, 시행착오 끝에 적당한 물양을 알아냈다. 거기다가 상추쌈도 부모님이 밭에서 유기농으로 재배해 나눠주신 거다. 우물우물 씹으니 야채의 고소한 맛이 쌀알과 어우러져 그 고소함이 더 배가 됐다.


건강한 밥상은 결국 좋은 재료와 시간을 쏟는 정성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아침에 밥을 안칠 수 있는 20분의 여유시간이 필요하다. 기꺼이 끼니를 준비하는 과정에 내 시간의 일부를 할애해 준다면 맛있는 인생을 살 수 있다. 모내기 때 만났던 분 중 한 참가자는 따님이 어릴 적 밥을 잘 먹지 않아 가정용 도정기를 구매하여 그때그때 현미를 도정해서 밥을 지으셨다고 한다. 도정을 직접 하다니?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다. 원두도 로스팅한 지 얼마 안 된 원두를 바로 갈아서 커피를 내리면 더 맛있듯이 쌀도 마찬가지인 거다.


일본에서는 의외로 가정용 도정기를 쓰는 집들이 흔하다고. 밥소믈리에 자격증이라는 것도 있고, 지역 사케를 만들 때 지역의 쌀을 사용하는 등 쌀 품종에 대한 조예가 깊다. 분하게도 일제강점기를 지나면서 1,500여 종의 토종 쌀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이제는 450여 종만 보존되고 있으며, 동시에 가양주 문화도 사라져 갔다. 지금이라도 우보농장처럼 토종 쌀을 복원하려고 노력하는 곳이 있고, 수입이 아닌 국산쌀을 사용해 전통주를 만드는 양조장이 많이 생겨나고 있어 다행이다. 나는 일단 소비자로서 토종쌀과 국산쌀을 쓰는 전통주를 우선적으로 구매하려고 한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적극 홍보하고 권유해야지. 소비자가 있어야 생산자도 힘이 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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