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미움받을 용기 편 1>
처음부터 제목에 꽂혔던 책, 미움받을 용기!
내가 이 책에 왜 그렇게 꽂힐까 생각해 보았다. 그냥 내 마음에 '미움받으면 어때?', '뭐가 그리 대수라고?', '어떻게 모든 사람이, 언제나 나를 좋아할 수 있겠어?', '그게 더 이상하지?' 등등의 생각들이 내 안에 떠올랐다. 이러한 나의 생각들은 이미 여러 차례 내적 폭풍우를 겪고 나서였기에 이런 생각들이 그냥 받아들여졌지만, 만약 처음의 나의 모습이었다면 과연 이런 말들이 편안하게 받아들여졌을까 싶다.
난 MBTI 검사를 해보면 ISTJ가 가장 많이 나온다.
예전에는 ISFJ, INTJ, ESTJ 등도 나왔었다. 솔직히 ISTJ도 내가 맞을까 싶은 마음이 든다. 왜 그럴까.. 나의 진짜 성격은 뭘까.. 늘 나 자신이 헷갈리는 삶을 살았다. 그런 헷갈림 속에서도 나는 왜 나를 그렇게 찾고 싶었던 걸까..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난 나의 정체성을 갖고 싶었던 것 같다.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마음의 평안을 누리고 싶었던 것 같다. 상대의 평가와 나 스스로 느끼는 내가 너무 다르다는 느낌, 내가 별로다, 내가 모자라다는 느낌의 피드백들..
그런데 그렇게 나를 찾고 싶었던 이면에는
중요한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나의 모습 그대로 인정받고 싶다는 강한 욕구가 있었음을 본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지 않고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되기를 요구받는 느낌.. 내가 거절당하는 느낌이었다. 그것이 그렇게도 힘들었다. 결국, 다른 사람이 인정해 주고 사랑받는 내가 아닌 나 스스로가 나를 사랑하고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러려면 상대방이 나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고, 뭔가 모자라고 부족한 듯 쳐다봐도 그래도 괜찮아!라는 마음의 태도가 필요했다.
그것이 바로 미움받을 용기였다.
상대방의 욕구에 나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나는 나로서 존재하기로 결정하는 태도!
이는 상대방이 나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것도,
모자라고 부족하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모두 상대방이 갖는 기준에 따라 내가 만들어지기를 바라는 그들의 욕구인 셈이다. 어릴 때는 부모의 사랑과 인정을 따라 그렇게 나를 만들어가지만 결국은 그런 과정에서 진정한 내가 누구인지 찾아가는 과정은 내가 스스로 걸어가야 할 길인 거다. 어떻게 걸어갈지 결정하는 것도 내 몫이고 말이다. 나를 누구보다 잘 아는 것은 바로 나니까 말이다.
그렇게 내게 중요한 타자의 요구와 다르게 살기로 결정하는 순간,
상대방의 요구에 따라 내가 움직이지 않고 나의 가치와 기준에 따라 아니라고 말하려면, 그리고 나의 내면의 바람에 따라 행동하려면 미움받을 용기가 필요하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푼젤에서 라푼젤이 어머니가 정해준 안전한 탑에서 벗어나는 순간 겪는 심한 내적 갈등과 두려움과 죄책감이 그 모습을 반영한다. 이 탑을 벗어나는 것이 너무나 위험하다는 절대적으로 중요한 엄마의 강한 메시지를 거부하는 것은 결코 생각하기 어려운 선택지였다.
결국 그 탑을 벗어나 별을 보러 가고 싶다는 강한 욕구는
엄마에게 미움받을 것을 각오하는 행동(어른이 되기 위해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할 시기인 사춘기를 지나가고 있는 소녀의 자연스러운 모습)이었고, 한편으로는 사랑하는 엄마가 그런 자신을 용납해 주리라는 믿음도 있어 보였다. 실제로 부모들은 자녀의 안전과 성공적인 삶을 위해 여러 요구들을 하지만, 결국 성장하여 본인의 의지대로 무언가를 주도적으로 해나가는 모습을 보면 불안하고 싫은 내색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제 다 컸구나 싶은 안도감도 갖는다. (물론, 라푼젤에서는 그 엄마가 마녀였다는 것은 현실과 다른 애니메이션적 설정이다.ㅎㅎ)
그리고 그런 부모를 보며
자신이 선택한 삶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을 가지고 살아갈 용기를 갖게 된다. 그런 도전과 시행착오가 결국 자기 확신으로 이어져 스스로 살아갈 힘이 생기기 시작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자신의 삶을 부모의 의지가 아닌 본인의 의지로 선택하고 살아보지 않은 아이들은 자기 확신이 떨어지기 쉬움을 보여주는 반증이기도 하다. 타인의 인정이나 확인 없이는 불안함을 이겨내기 어려울 수 있다.
여기서 살짝 감이 오듯이,
미움받을 용기는 이 책의 결론이 아니라 시작이다. 미움받을 용기에서 시작되는 자신의 삶을 이후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혼자 살아가야 할 인생에서 어떤 태도와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심오한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이 책을 쓴 저자는 아들러라는 개인심리학을 대화 형식을 빌어 이해하기 쉽게 자세하게 풀어내고 있다. 이처럼 어려운 이론을 대화 형식으로 쉽게 풀어내는 것이 놀랍기만 했다. 마치 내가 책 안의 청년처럼 철학자를 마주하여 질문하는 기분이었으니 말이다.
삶의 모든 과정은 관계를 기본으로 한다.
관계에서 건강한 태도를 취하지 않으면 일에서도 시간을 활용하는데서도 중심을 잃어버리고 혼란을 겪는다.
과거보다 현재에 초점을 맞추고, 열등감을 오히려 우월성 추구와 더 나은 나를 만들기 위한 도구로 활용한다고 말하는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을 앞으로 좀 더 풀어가 보고자 한다. 그리고 그 끝은 단순한 개인주의가 아닌 더 깊고 심오한 것이 있음을 떡밥으로 남기고자 한다.
p.s. 참고로 개인심리학의 '개인'은 단순히 한 개인이 중요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개인을 사회적 맥락 속에서 전체적으로 봐야 한다는 의미에서 한 개인에 대한 다양한 이해와 성장을 다루었다는 것, 그 개인이 전체 안에서 어떻게 기여하며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공동체와의 관계 차원에서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