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를 이루기 위해 꿈을 쓰고, 생생하게 떠올리고, 이를 위에 노력하는 과정에 앞서 꼭 해야 할 한 가지가 더 있다. 어쩌면 꿈을 이루는 것보다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그것은 바로 당신을 지속적으로 우울하고 힘들게 하는 상황, 사람들로부터 적극적으로 멀어지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를 알면서도 이런저런 이유로 좋지 않은 관계들에게 작별을 고하지 못한다. 그래도 오랫동안 알아 온 사이니까, 일적으로 관계된 사이라서, 당장 그만두면 먹고 살 길이 막막하니까, 이 사람이 아니면 다시 연애를 하지 못할 것 같아서, 친구가 별로 없어서, 그리고 가족이니까.
나 역시 그랬다. 만성적인 가정불화 속에서 정서불안에 시달리면서도 벗어나지 못했다. 사실 아주 어릴 때부터 물처럼 공기처럼 겪어 오던 것들이라 딱히 그게 문제인지도 몰랐다. 내가 겪는 심리적 문제들이 그저 내가 타고난 기질 탓이고 내가 잘못해서 일어나는 일들인줄로만 알았다(물론 그런 측면이 아예 없다곤 생각하지 않지만). 아무리 각종 자기계발서를 읽고 마음을 긍정적으로 먹으려 해도 냉랭한 집안의 분위기와 고성, 욕설을 들으면 금방 마음이 위축됐다. 자연히 밖에 나가서도 어떤 일도 잘 풀리지 않았다. 인간관계도 어려웠고 입시도 취업도 모두 뜻대로 되지 않았다. 내 욕망보다는 '내가 그걸 할 수 있을까? 나에게 그럴 자격이 있을까?'를 먼저 생각하는 습관이 생겼다.
그러다 어떤 계기로(이전 글 링크) 집에서 나와 얼떨결에 독립 생활을 시작하면서 뜻밖에도 나의 삶을 여러 가지가 바뀌었다. 우선 무슨 짓을 해도 되지 않던 취업이 갑작스럽게 됐다. 당시로서는 급여를 많이 올릴 수 있어서 숨통이 트였다. 취업이 되니 자신감이 생긴 덕분인지 거의 생전 처음으로 남자친구도 생겼고 행복한 연애 끝에 결혼도 했다. 그렇게 오래 전 '버킷 리스트'에 적어뒀던 소원 목록들이 우르르 이뤄졌다.
이것이 단지 우연이었을까? 이제까진 그런 줄로만 알았다. 어쩌면 '사주팔자'같은 게 있어서 운이 나쁠 땐 뭘 해도 안되다가, 운이 좋을 때가 되면 동일한 노력으로도 쉽게 성취가 되나 싶기도 했다. 하지만 세상에는 사주팔자 등으로 설명되지 않는 신기한 현상들이 너무 많다.
그 이후로 바쁜 사회생활과 출산, 육아로 세파에 찌들려 나의 마음을 오랫동안 돌보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10년 전 블로그에 써 둔 버킷 리스트가 모두 이뤄진 것을 알고 다시금 나의 마음을 긍정으로 채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긍정적인 마음은 그냥 내가 혼자 마음을 먹는다고 뚝딱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인간도 사회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의 영향을 절대적으로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내 마음을 밝게 만들려면 내 주변을 밝은 것들로 채워야 한다. 더 구체적으로는 어두운 것들을 멀리해야 한다. 내 마음을 어둡게 하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나는 얼마 전부터 온라인 커뮤니티를 이용하지 않고 있다.(관련 브런치북 링크) 꼭 필요한 정보가 있다면 그때그때 검색해서 볼 뿐 예전처럼 중독적으로 빠져들어 글과 댓글들을 탐독하지 않는다. 시간도 많이 잡아먹을 뿐더러 무엇보다 부정적인 내용들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내용은 재미있다. 그래서 조회수가 많고 아마도 광고 수입도 많이 발생시킬 것이다. 성별로, 지역별로, 직업별로, 세대별로, 인종별로 칸칸이 나눠져서 서로를 악마화하는 것이 요즘 대다수 온라인 커뮤니티의 모습이다. 자유로운 토론의 장은 온데간데없고 사회 갈등의 온상이 됐다. 심지어 일부 생각없는 언론들이 조회수 수입에 눈이 멀어 이를 기사화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에게조차 이를 전파시키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이용하지 않고 이를 받아쓴 기사나 콘텐츠도 가급적 피하면서 더 이상 쓸데없는 논란에 관심을 주지 않고 있다. 그 이후 습관적으로 하던 염세적인 사고방식에서 조금씩 벗어나 좀더 생산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이처럼 습관적으로 가까이하고 있는 '어두운 것'들을 하나씩 멀리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나를 함부로 대하는 친구가 있다면 관계를 서서히 단절하는 것이다. 그것이 가족이라면 좀 더 결심이 필요하긴 하겠지만, 성인이고 직장이 있다면 독립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당장 단절할 수 없는 관계라면 정신적 거리라도 두는 것이 좋다. 그들의 말을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무리한 부탁을 거절하고, 싫다고 표현하고, 함께 있는 시간을 조금씩 줄이는 것이다. 이렇게 관계의 균형을 찾다보면 의외로 평화로운 관계로 변화하기도 한다. 먼저 어둠을 몰아내야 그 빈자리를 빛으로 채울 수도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