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혜성

몇 개의 달이 내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갔는지 세다가 까먹었어.


언젠가부터 텅 비어버린 마음은

달마저도 들어오기를 거부했고.

구름 속 달보다 뿌예져버린

나의 눈동자만이 나를 완전하게 만들어.

이제는 집으로 돌아가야지.
잘 준비를 해야해.

언제 밤하늘을 맞이했냐는 듯
이불을 덮고.
배개에 한낮의 달만큼 의미없는 얼굴을 파묻고는 자야지.

자자.

자야지.

자야 해.

잠에 들어야 해.

잠들어야 하는데.

어째서 잠은 날 찾아올 생각이 없는 걸까.

양을 세볼까.
양이 어떻게 생겼더라.
달만을 바라보니 기억이 안나.
달을 세어보자.

달 하나.

달 둘.

달 셋.

달 넷.

달 다섯.

달 여섯.

몇 개의 달이 내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갔는지 세다가 까먹어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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