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악수를 하면
이제 손을 닦아야 해.
나는 무너진 집에 살고
넌 어딘가에 살 테니.
우린 서로에게 흔적을
남기면 안 돼.
나는 비누가 없어.
물로만 손을 닦아.
네가 다 지워졌을까, 고민하며
잠드는 게 일상이야.
넌 비누를 골라가며 손을 닦겠지.
어제는 사과향
오늘은 딸기향.
내일은 장미향.
그러다
언젠가 네 손이 붉게
물들길 바라.
사과처럼
딸기처럼
장미처럼
지워지지 않았으면 좋겠어.
우리 다시 만나면
손을 숨겨야 해.
주머니가 찢어진 나는
등 뒤로,
최고급 청바지를 입은 너는
주머니 속으로.
우리 이제 만나지 말아야 해.
네 눈에 내가 담기면 안 되는 거잖아.
너도 알고 있잖아.
네 언니도 내가 싫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