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부모님께서 해외여행을 자주 데려가셨다.
초1 때부터 1년에 거의 한두번 씩은 꼭 비행기를 탔었기에 아마 16번 정도 해외에 다녀온거 같다. 그래서인지 또래 친구들보다 여행 횟수가 많고 그로 인해 참 많은 것들을 보고 경험했으며 여행과도 많이 친한 사이가 된거 같다. (자랑은 아니다.. 굳이 자랑을 해보자면 바쁘신 와중에도 여행을 데려가주신 우리 부모님을 조금 자랑하고싶다.)
여행은 나를 발견하는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바이다. 익숙한 곳을 떠나 낯선 곳으로 향하는 여정 속에서 새로운 것들을 마주치며 또 처음듣는 소리들을 들으며 '현지인'으로 살아오던 내가 잠시나마 이방인의 삶을 살며 이방인을 향했던 나의 시선을 내가 받게 되기도 한다.
아무도 날 모르는 곳에서는 더이상 '척'을 하지 않아도 된다.
누군가 보고있을까봐 날 알고있는 누군가가 있을까봐 행했던 착한 척, 밝은 척, 바른 척들은 전부 던져버리고 온전히 나의 마음에 집중을 할 수 있으니 이미 그것만으로도 여행을 가는 의미는, 여행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본다.
나는 여행을 코스 요리로 비유해 생각하곤한다.
여행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호텔을 예약하고 맛집을 찾아보고 짐을 싸는 그 시간이 어쩌면 여행을 맞이하는 에피타이저 갔다.메인 디시를 맞이하기 전에 에피타이저로 충분히 기분이 좋아지고 설레어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여행은 메인 디시이다. 그것이 목적이었으며 가장 큰 행복을 가져다 주기에.. 마지막으로 여행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와 취하는 휴식은 아주 달콤한 디저트이다. 에피타이저와 메인 디시를 맛있게 먹고 입가심을 하게해주는 달콤한 그런 디저트 말이다. 물론 디저트를 먹을때면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이전 음식을 다시 먹고싶다는 그런 아쉬움 말이다.. 하지만 결국에는 또 다음 식당에 가기 위하여 즐거운 계획을 시작하게 되는데 나는 이런 맛있는 순환이 너무나 좋다.
어쩌면 예상하지 못했던 만남이 있을 수도 있는 여행이 좋다.
얼마전 나 혼자 여수에 2박 3일간 여행을 가게 된 적이 있는데 그곳에서 정말 인상깊고 또 따뜻한 만남이 있었다.
역에서 내리고 나서 숙소에 가기 위해 잡은 택시의 기사님은 혼자 여행 온 내게 계속 말을 걸어주시면서 지칠때로 지쳐버려 텅 비어있던 내 마음을 조금 채워주셨다. 또 숙소로 잡은 게스트 하우스 사장님은 정말 푸근하고 인자한 웃음으로 날 반겨주셨고 정말 오랫동안 알고지낸 동네 삼촌처럼 친근하게 여행지를 추천해주시기도 하셨다. 이런 만남은 의무적으로 나의 이름을 묻지도, 내 과거를 묻지도 않지만, 아주 큰 추억이 되어 머리 속에 남는거 같다.
마지막으로 어떤 여행지가 가장 기억에 남는지.. 가고싶은 여행지가 있으신지 물으며 오늘의 글을 끝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