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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에 또 온 도시엄마

20별. Superpower

by 생쥐양

내 두 눈에 달린 망원경은 대기의 영향을 받지 않지

수백 명이 줄 서 있는 학교 강당에서도 너를 찾아낼 수 있거든

스카이다이빙을 하다 떨어지지 않았어도 내 두 귀는 소머즈와 같아

자연과 인공이 뒤섞인 지구 공간에서도 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거든

아프리카 코끼리처럼 주름진 내 코는 후각이 뛰어나서

베갯잇에 묻힌 너의 냄새를 구분할 수 있어

시금치를 먹고 힘이 세지는 뽀빠이와 나를 비교할 수 없지

졸려서 칭얼거리는 너를 한 팔로 안고 집안 곳곳을 누비며 쉬지도 않고 등을 토닥토닥

부럽지 않니?

배우지 않고도 내 것이 될 수 있는 이 모든 감각들이 말이야

나라고 규정지은 단어들을 지울 수 있다는 사실들이 말이야

그래서 말인데,

수줍지만 고백하나 할게

난 말이야

엄청난 초능력자란다. 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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