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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완 Jun 06. 2021

노란 장미





정열의 사랑이라도

모두가 붉을 수는 없지


연 노랑 빛

부드러운 색상에

마음을 빼앗긴 사랑도 있다


나는 노오란 네가 좋다

모호한 마음일지라도

모든 것을 보여주지 않는

너의 순박한 빛깔에

가슴이 설렌다


그 안에 향이며

꿀이며 가시까지

너도 그저 장미가 아니냐


두터운 꽃 잎에 쌓인 

은밀한 너의 감정은

연민일까 사랑일까 


마음을 빼앗긴 채로

너를 품으려는 나는

아픔마저 사랑이라 

믿을 수밖에

 

뜨거운 태양으로 번지는 

너의 소박한 미소에

숨겨진 열정이 불타오른다






장미는 꽃의 색에 따라 꽃말이 다르지만

흔히 열정적인 사랑을 일반적으로 떠올립니다.

붉은 장미가 가장 사랑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반면 노란 장미의 꽃말은 완벽한 성취, 영원한 사랑입니다.

그와 함께 시기, 혹은 질투도 담고 있습니다.

완벽하고 영원한 사랑이 세상에 있을까 싶습니다만,

그만큼 마음을 사로잡는 깊이 있는 사랑에는

누군가의 시기와 질투도 함께 담길 수밖에 없다는

삶의 법칙이 담긴 꽃말 같습니다.


열정과 순수함이 만났을 때 그 마음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나 역시 순수한 열정의 시기를 그리워하며 사랑합니다.

내가 나를 가장 사랑하던 시절이 그랬습니다.

노란 장미를 좋아하는 나는 완벽한 것들을 꿈꾸고 있었나 봅니다.

어쩌다 보니 제 이름에도 완전할 完자를 쓰고 있네요.

그러나 스스로의 모습을 세심하게 돌아볼수록

시기와 질투가 넘치는 내 모습의 한계만 두드러지는 것 같습니다.


여름의 길목,

장미가 내 앞길에 피어 있습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오늘은 편안한 미소로 인사를 건넵니다.


'안녕, 사랑스러운 장미야.

색이 어떠하든 그냥 그렇게 빛나렴,

네 앞을 지나는 누구든 네 얼굴을 그냥 지나치지 못할 거야.

너는 피어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네 할 일을 다 했단다.'


당신은 노오란 장미 같은 사람입니다.

필요 이상 가꾸려 하지 마세요.

있는 그대로의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당신은 아름답습니다.

시기와 질투는 없습니다.

온전한 사랑만으로 당신을 바라보고 싶습니다.

계절이 세 번 지나야 비로소 다시 만난다 할지라도 

마음은 처음 그대로의 당신을 기억할 것이며

내게서 멀어진다 할지라도 향기는 그리움에 담겨 

더욱 아름답게 피어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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