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맨날 지고
하늘은 흐립니다
사는 맛도 씁쓸한데
여전히 술이 어렵네요
인생에 거품이 끼었나 봅니다
잠시 기다리면
청량한 하늘이 내려올까요?
웃어도 마음이 흐린 날
당신의 미소가 그리워
일어나 길을 걷습니다
만날 수 없음을 알지만
간절함이 두 발을 이끕니다
내일은 웃을 수 있으려나
아쉬운 마음에
소망 하나 띄어 보냅니다
아내가 그럽니다.
당신의 응원 팀은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는 줄 알았다고,
생각해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이긴 날은 당연한 듯 평범한 하루를 보냈다면 지는 날은 한숨이 터져 나왔던 것 같습니다.
역전 패를 하는 날이라면 그 한 숨을 숨길 수 없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야구는 그런 맛으로 본다고 하지만 이따금 응원 팀에게 미안할 때가 있습니다.
지고 싶어서 지는 건 아닐 텐데 말입니다.
돌아보면 누군가를 응원하는 마음속에는 내 모습이 투영되어 있습니다.
간절한 응원 뒤에는 내가 이루고자 하는 작은 희망의 실마리가 매듭지어 있습니다.
하늘의 뜻을 안다는 지천명을 앞에 두고도 내 하루는 매일 패배의 기운이 감돕니다.
인생이 참 어렵다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모르겠습니다.
이 나이에 맞이하는 불안은 청춘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게 다가옵니다.
목덜미에 서늘한 기운이 감돌지만 자고 일어나도 그 기운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매일 패배하는 팀의 기분이 이런 것일까요?
무관심하던 프로야구의 순위를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세상에 무려 꼴찌의 승률이 40%를 넘고 있습니다.
응원하는 팀은 50%를 넘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계속해서 지는 것도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나는 왜 이런 패배 의식에 사로잡혀 있을까요?
1년 내내 지는 팀이 없다는 사실을 믿는다면
나는 이쯤에서 한 번은 찬란하게 웃을 수 있는 날을 만나지 않을까 희망을 가져 봅니다.
억지로 만들어진 희망일지라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나의 팀이 50대 50이라면 나의 내일도 가능성으로 열고 싶습니다.
그러니 제발 내일은 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