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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류완
Nov 11. 2024
그때는 몰랐지
그때는 몰랐지
그 시절 미소가 꿈보다 희미하게 다가올
줄을
매일 커가는 너를 안으며
작아진 나를 깨닫고 보니
아빠는
그리
대단한
존재가
아님을
알아 챈다
부쩍 줄어든 너의 미소 그리워
오래된 사진 한 장 꺼내어 본다
너는 웃는데 나는 눈물이 난다
생각해 보니 네가 처음 울 때
나는 웃었던 것 같다
사랑에 나중이 없음을 알고서도
몸에 밴 아빠라는 무게가
다정함을 상처 낸다
시간이 더 흐르면
이런 마음으로 또 후회하겠지
너는 나에게 최고의 축복이었음을
그때는
미처
몰랐다고
오래된 사진 한 장에 마음이 쿵 내려앉습니다.
아이들의 어린 시절의 미소, 아이들이 저리 이뻤었나 새삼스러운 마음입니다.
둘째는 이제 성인을 앞두고 있고 어린 막내는 사춘기를 가로지르고 있습니다.
얼른 커서 부모의 품을 떠나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 굴뚝같았는데
지겹다 싶었던 육아의 순간들도 돌아보면 깊은 감동이 되어 돌아옵니다.
이제 나에게 저 어린 시절의 아이들은 없습니다.
마음에 담긴 추억 하나 꺼내어 보는 것이 애처롭습니다.
그립고 아쉽지만 저 아이들을 다시 만날 수는 없습니다.
저마다의 길을 찾아가는 아이들에게 위로와 도움을 주는 것이 아빠의 최선이겠지요.
자식들 다 키워내신 선배님들의 헛헛한 마음이 조금씩 저에게도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다 큰 어른이 되어도 다정한 놈들은 다정하게 되어 있다지만
우리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 섭섭하면서도 마음이 놓입니다.
그리운 것은 그리운 대로 의미가 있다는 가삿말이 떠오릅니다.
그래요. 십여 년 전 사진 한 장에 뭉클한 심장 부여잡았으니 그걸로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새로운 사랑에 다정함 다 쏟기를 바랍니다.
나는 나의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생각해 보면 내 삶의 가장 큰 그리움은 아내를 처음 본 순간의 설렘이니까요.
당신도 그렇지? 여보? 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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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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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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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에서 뜻밖의 행복을 찾는 글쓰기. 함께 나누고 싶어 공간을 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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