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 (fault)
테니스 시합 도중 서브를 실패하게 되면 심판은 폴트를 선언합니다.
실수를 했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한 번의 기회를 더 줍니다.
두 번을 모두 실패하면 실점을 하게 됩니다.
대부분 두 번째 기회에는 조심스럽게 인코스로 정확히 넣습니다.
실수는 언제나 일어납니다.
프로 선수들도 두 번의 서브중 한 번은 자주 실패합니다.
첫 서브 성공률은 대략 63%정도이며
이는 첫 서브의 37%가 실패한다는 결과를 말해줍니다.
한 번의 기회를 더 주기 때문에 첫 번째 서브의 실패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절묘한 코스로 강한 공을 보내기 위해 선수는 두려움 없이 공을 쳐 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블 폴트를 범하는 경우도 흔하게 일어납니다.
두 번 연속 서브에서 실패를 하면 실점을 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경기에 패배하지는 않습니다.
승리하는 선수들도 연속 실패를 겪지 않은 선수는 없습니다.
테니스 역사상 가장 강력한 선수로 평가되는 로저 페더러는
데뷔 후, 10년의 경력 동안 173회의 더블 폴트를 기록했으며
이는 두번 째 서브 기회의 5% 정도를 실패한 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흔들림없는 테니스의 최강자였습니다.
경기 중에는 실수에 따른 기회를 한 번 더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 인상적입니다.
우리 인생에는 단 한 번의 실수로 나락에 빠지는 일이 허다하기 때문입니다.
sns에 올린 글 하나 때문에,
아무런 생각 없이 남긴 대답 때문에,
피싱 문자에 우연히 접속한 실 수 때문에,
단 한 번의 도박, 투자로 많은 것을 잃어 버리고 나서도 다시 기회를 얻기란 어렵습니다.
그러나 실수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아주 평범한 생활 습관입니다.
모 강연에서 우리는 하루 평균 10회 이상의 실수를 한다고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대분분 결과를 도출하지 않기 때문에 실수를 인지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결국 사고를 내거나, 시험을 망치거나, 분쟁이 일어나는 등
나쁜 결과를 도출하는 실수만 기억하게 되는 것입니다.
마스크를 잃어버리고 나가거나, 다른 사람이 맡겨 놓은 자리를 차지하거나
지갑을 놓고 가거나 잃어버리는 실수는 모두 한 번 쯤 경험했던 실수입니다.
다만 시간이 흐르면 대부분 잊어지기 때문에 실수로 기억되지 않을 뿐입니다.
그러나 나의 실수를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은 매우 차갑습니다.
실수일리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를 향한 공격으로 생각합니다.
실수가 분쟁으로 번지는 일은 매우 빈번합니다.
그 끝이 어디로 향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정말 실수였지만 결국 누군가의 생명을 빼앗는 일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수가 가져다주는 비극은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실수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즉각적으로 사과하거나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그렇습니다.
훌륭한 삶의 자세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삶이 반드시 행복하다고 말 할 수는 없습니다.
실수는 아무리 노력해도 막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실수를 통해 우리는 많은 것들을 배우고 혼자 살 수 없음을 깨닫습니다.
인간이기에 실수는 평범한 삶의 일부임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멧 데이먼과 벤 애플렉이 직접 각본에 참여했던 굿 윌 헌팅에서
주인공 윌 헌팅은 자신의 불우한 환경을 극복하지 못하고
스스로 자신이 삶에 갇혀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합니다.
그런 윌에게 맥과이어 교수는 영화의 명 대사로 그를 위로합니다.
'네 잘못이 아니야. ('It's not your fault.)'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실수를 아무렇지 않게 무시합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작은 실수에도 무너지고 힘겨워합니다.
실수를 대하는 태도는 이처럼 다양합니다.
누가, 어떤 태도가 정답이라고 말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인간이 실수를 통해 살아가고 실수를 통해 성장한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조금은 유연한 자세로 실수를 바라 볼 필요는 있습니다.
이 말은 나 뿐만 아니라 타인의 실수에도 여유있는 자세를 견지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괜찮아요. 한 번 더 기회가 있어요.'
'실수한다고 경기에 지는 건 아니에요.'
'실수하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실수한 것이지 실패한 것은 아닙니다.'
'실수는 언제 어디에서나 일어나는 일입니다.'
실수에 대한 좋은 말을 아무리 적어 보아도 우리의 영원한 캡틴 로빈 윌리엄스의 명언 만한 말이 없네요.
괜찮아요.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