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경 / 새벽 4시, 살고 싶은 시간
그렇게 천천히,
숨겨 두었던 그녀의 삶과 죽음에 대한 감정들을 만났습니다.
위장염 만으로도 몸을 부르르 떨면서 글을 쓰기는커녕 읽기조차 힘들었던 경험이 떠오릅니다.
마약성 진통제로 흐릿한 정신을 부여잡고 써 내려간
그녀의 글 위에는 고통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배어 있습니다.
본인의 글이 책으로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함께 기뻐하기도 했습니다.
책을 두 손에 받아 들고 나자 의문은 확신으로 변했습니다.
나에게 새벽 4시는 죽음이 아닌 삶을 갈망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느리게 잠드는 삶이지만 나는 그 누구보다 깨어있는 시간이 많았음을 감사하며
고통을 아름답게 그려내는 능력을 키워가자고 다짐했습니다.
그 고백을 들으면 본인도 희망이 생긴다고 합니다.
그래서 고백합니다.
나에게도 새벽 4시는 하루 중 삶이 가장 그리워지는 시간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마음속 진심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글 좀 쓰시는 듯...."
어이가 없어서 책은 다 읽고 하는 말인지 물었습니다.
뒤적이며 중간중간 아무 곳이나 뽑아 읽어도 읽힌다고 좋은 책이라고 합니다.
진득하게 읽으라고 타박을 했었는데 정말 그렇습니다.
잠을 청하거나, 무료하거나, 머리가 복잡할 때,
이 책을 꺼내 아무 곳이나 펴서 읽습니다.
초등학생이 말한 좋은 책의 정의에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보드라운 표지의 질감도, 화려하지 않은 디자인도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줍니다.
그렇게 책의 제목을 마음에 담는 일이 취침 전 루틴이 되었습니다.
친구 같은 책입니다.
슬플 것 같지만 미소가 지어집니다.
절망적인 이야기지만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작가가 만들어내는 문장 하나하나가 아름답고 소중합니다.
또다시 만나고 싶은 욕심이 간절합니다.
확신만 있다면 기다림은 전혀 지루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도리어 기다림이 길어질수록 행복할 것 같습니다.
힘들면 그녀의 느낌표 하나 만이라도 읽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나는 당신의 글로 행복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