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열다섯 번째 이야기. ROTC만을 위한 노래
ROTC를 상징하는 또 다른 하나는 바로 사가다. 군가와는 달리 구분되는 것으로 ROTC 선후배 간 구전으로만 전해지는 'ROTC 전용 군가'라 할 수 있다. 비록 요새는 ROTC 양성과정에서도 이러한 사가를 부르지 못하도록 하는 정책(?)으로 인해 많이 사라져 가는 모습에 가슴이 아플 때가 있다.
이따금씩 힘들거나 옛날 후보생 시절의 기백과 이상이 그리울 때면 입으로 흥얼거리를 ROTC 사가 세 가지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 ROTC 형제가
'나를 따르라'와 쌍벽을 이루는 ROTC 사가다. 뜨거운 젊음과 애틋한 사랑의 감정을 모두 담은 낭만적인 군가로 분류할 수 있다. 100명이 넘는 후보생들이 모여서 낮은 목소리로 "우리는 멋진 사나이~♪"로 노래를 시작하면 장엄하기가 이를 데 없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사가다. 킬링 포인트는 "어젯밤 꿈속에서 본 그녀의 검은 눈동자"로 정신과 시간의 방 같은 끝날 것 같지 않은 입영기간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애인의 모습을 잠시나마 그릴 수 있는 군가다.
우리는 멋진 사나이 (사나이!)
우리는 사관후보새애앵!
우리는 ROTC 형! 제! 사랑에는 약한 사나이~
어젯밤 꿈속에서 본 (무엇을!)
그녀의 검은 눈동자아아
아가씨 나를 잊지 마! 오! 입영훈련 끝날 때까지~
보아라! 자랑스런 ROTC 형제들~
사나이 태어나 두 번 죽느냐!
조국의 대지는 나의 것이다!
나에게 맡기어다오~(무엇을!)
조국의 푸른 대지를을!을!
우리는 무적의 용! 사! ROTC 형제들~
○ 후보생의 고독
원곡은 나훈아의 '찻집의 고독'이다. 1971년 발매된 이 노래에 개사한 가사를 붙여 부르는 사가다. 원곡 시기로 역사를 추정해 보면 학군 10기에서 12기 선배들이 개사한 것이 시초가 아닐까 생각된다. 가장 유서 깊은(?) ROTC 사가로 분류될 수 있다. ROTC 후보생 중 노래방에서 나훈아의 찻집의 고독을 선곡한 뒤에 마이크에 목놓아 후보생의 고독을 부르지 않은 이가 없을 것이다. 노래의 킬링 포인트는 간주를 입으로 따라 부르는 '빠바바' 부분과 노래 마지막에 '쉭쉭쉭' 권투선수 소리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그 부분에 묘한 중독성이 발생한다.
학군단에 입단했을 때, 내 가슴은 뛰고 있었지
전투복을 지급받던 날, 죽었다고 복창했었다.
입영훈련 힘들었어도, 님 생각에 참아냈었고
장교 될 날 기다리면서, 푸른 꿈을 키워왔었다.
아아아~ 대한민국의 육군 소위가
이렇게도 고달픈 것이라서 아아
참고 견디며 열심히 배워
대한민국의 멋진 장교 되리라.
빠바바바 바바바바바
빠바바바 바바바바바
빠바바바 바바바바바
빠바바바 바바바바바
아아아 대한민국의 육군 소위가
이렇게도 고달픈 것이라서 아아
참고 견디며 열심히 배워
대한민국의 멋진 장교 되리라.
멋진 장교 되리라~ 아아~ 아아~
빠밤빠밤빰빰 쉭쉭쉭~
○ 나를 따르라
육군 보병학교를 대표하는 구호다. "돌격 앞으로"가 아닌 "나를 따르라"인 것은 초급장교가 위험한 곳에 가장 먼저 솔선수범해서 움직이는 것을 사명으로 해야 한다는 이유다. 그래서인지 용맹함과 강한 의지가 돋보이는 노래다. 역동적인 구호가 반복되며 없던 힘도 만들어 주는 신묘한 기운이 있다. 후렴구의 이기자를 너무 열심히 하면 이기자 부대에 발령 난다는 농담도 있다. 킬링 포인트는 구호를 나눠서 외쳐 노래에 힘과 역동성을 더해 기운을 차리게 해주는 전체 진행 방식과 마지막 막강 ROTC에서 'ROTC'를 자신의 학군단 번호로 넣고 부르는 커스터마이징이 소속감을 증대시킨다. (101 학군단이라면 '막강! 일공일!'로 바꾸어 부른다.)
나!(아!)라의 간성으로! 자라기 위해~
학!(학!)문과 훈련으로! 이 몸을 다져~
문!(문!)무를 겸비한! 사관이 되어~
굳건한! 나라 기반 세워나가세 (따르라!)
따르라~(누구를!)
나아를! 나를 따르라~
젊음이 역동하는
싸우자(싸우자)
이기자(이기자)
막강 ROT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