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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연군 Feb 17. 2019

[ROTC 장교 한 번 해볼래?]
직업군인과 연금

그 스물두 번째 이야기. 군인연금.

20년 군 생활의 보상, 연금


군인연금. 직업군인의 가장 큰 보상이다. 근속기간 20년을 채우면 연금수령 대상이 된다. 사회적으로 군인 연금에 대한 과도한 정부 예산 투입에 따른 재정적 부담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날로 커지고 있지만 군인의 시각으로 보면 혜택이 많은 제도다. 연금 하나만을 보고 군생활하는 이들도 많고 전방과 같은 오지에서의 근무를 버티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군인연금 누가 언제부터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군인연금, 누가 받을 수 있나?

군인연금의 대상은 당연히도 군인이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군인 중에서도 직업군인에 한정된다. 이유는 연금대상이 되기 위한 근속연수(기여금 납입연수)가 20년이 되어야 연금 지급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3년 미만 단기 복무자나 장기 복무에 탈락한 복무연장 자원들은 군인연금과 큰 인연을 맺기 힘들다. 일반 병사의 경우에도 단기 복무이면서 별도의 기여금을 내지 않기 때문에 군인연금 혜택과는 거리가 멀다.


이러한 조건으로 인해 장기복무 중인 장교와 부사관이 이에 해당한다. 군무원은 조금 다르다. 같은 국방부의 일은 하지만 군인이 아니기 때문에 군인연금 대상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하지만 군인이 아니라도 군인연금을 받을 수 있다. 군인연금을 지급받는 이가 사망한 경우 이 연금 수급 권한은 유족에게 돌아간다. 대신 이경우 기존 퇴직 연금의 100%가 아닌 70%를 지급한다. 다른 연금이 60%만 지급하는 것에 비하면 유족연금 인정 비율이 매우 높다. 



연금, 언제부터 받을 수 있나?

연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언제부터 받느냐 이다. 대부분의 연금은 법적 노동능력의 상실 시기인 정년 이후에 지급된다. 법적 노동능력 상실 시기라 함은 법에서 정한 정년퇴임 시기라 할 수 있는데 공무원연금이나 국민연금 모두 이 시기를 기준시점으로 잡고 있다. 하지만 군인 연금은 다르다. 퇴역한 직후부터 연금수령이 가능하다. 한국인의 기대 수명이 80세인 점을 고려한다면 40대 중반에 퇴역한 군인은 35년 넘게 연금을 지급받게 된다. 65세부터 지급권을 갖는 국민연금이나 공무원연금을 비교해 보면 20년 이상 더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금도 연금 지급시기에 대해서는 논란이 계속된다. 군인연금에만 과도한 혜택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노동력이 왕성한 40대에 퇴직해도 연금을 지급하는 것은 다른 연금제도와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다. 하지만 군인들이 누구도 원하지 않는 최전방 격오지 근무를 하고 젊은 날 모두를 나라를 위해 바쳤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지나친 혜택이 아니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군인연금과 공무원연금 비교표 / 출처: 한국경제




직업군인 연금은 얼마나 받을까?

연금은 기본적으로 급여와 연동된다. 따라서 높은 계급일수록 그리고 오래 근무할수록 많은 연금을 받게 된다.  


1인 평균 지급액은 약 220만 원 선이다. 

육군 대장 450만 원, 중장, 430만 원, 소장 390만 원, 준장, 350만 원, 대령 330만 원, 중령 280만 원, 소령 200만 원, 준위/원사 270만 원, 상사 180만 원이다.


이는 대략적인 금액이지 무조건 지급 되는 정액금이 아니다. 전체 복무기간과 계급 등에 따라 개인 편차가 클 수밖에 없다. 장교로 적어도 소령까지는 올라서야 그나마 연금으로 새로운 삶을 꾸려 나갈 수 있다. 높은 계급에 이를수록 연금만으로도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 수 있다. 군인이 힘들고 어려운 3D 직종으로 여겨졌지만 이러한 연금 혜택으로 인해 요새는 새로이 조명되고 있다. 


농담으로라도 군대 두 번 가겠다고 말하는 이는 없다. 가수 싸이가 병역문제로 연일 뉴스에 올랐을 때 남자들은 군대를 두 번 가느냐에 더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이런 놀라운 일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바로 연금이 주는 메리트 때문에 재입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장교로 근무하다 장기복무로 선발되지 않은 이들이 부사관으로 지원해서 재입대하는 일이 많아졌다. 2000년 이전까지는 찾아볼 수 없는 사례였다. 우리 부대에서 해병대에서 대위까지 근무했던 이가 부사관으로 재입대해서 중사로 복무했다. 대위로 전역해 재입대하는 경우 하사가 아닌 중사 계급으로 복무할 수 있다. 


 취업난으로 선택지가 좁아지니 본인의 경력을 살리면서 연금 혜택도 기대할 수 있는 부사관으로 지원하는 이들이 2013-15년 100명을 넘었다. 이들을 군에 두 번 입대하게 만들 만큼 연금이 주는 매력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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