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읽는 도시, 마라케시 ('17년 3월 20일)
모로코를 방문하면 한 번씩은 꼭 들린다는 도시 마라케시.
지금까지의 짧은 인생 중 이런 곳은 처음이었다.
원래는 렌터카로 여유 있는 여행을 계획했었지만
정말이지 렌트 하지 않길 너무 잘했다. 도로에 차선이란 게 존재하기는 하는지. 깜빡이란 게 켜지기는 하는지.
도대체 마차 표지판은 왜 있는 건지? 어릴 때 만화로만 보던 그리스 로마 시대가 생각났다.
하마터면 말도 잘 안 통하는 마라케시에서 교통사고로 돈 다 잃고 미아 될 뻔!
택시 타기도 불안불안해서 결국 종일 걷기로 결심-
아침에 처음 들린 곳은 자당 마조렐 (Jardin Majorelle)
이브 생 로랑으로 인해 유명해진 이 정원은 사실 40년간 프렌치 화가 자크 마조렐이 지은 정원이다.
이브 생 로랑이 영감 받은 곳으로 알려져 평일에도 관광객이 많은 곳이다 보니
우리는 허겁지겁 아침 일찍부터 찾아갔다.
하지만 여-윽-시. 관광객은 많았다.
그래도 정원이 크지는 않아서 사람들이 금방 보고 나오는 덕분에 바로 입장하고
정원 안에서도 나름 여유 있게 만끽하고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꽃도 많고
선인장까지
여기 옹기종기 뭉쳐있는 선인장 중 하나만 때서 집에 가져가고 싶었다..
더 깊숙이 들어가면 페인팅하는 분이 계셨는데
정말 영화 속에 들어온 듯한 분위기에 젖어
그 자리에서 기념품으로 사고 싶었다.
워낙 여행하면서 시간을 잘 확인하지 않는 타입이긴 하지만
이렇게 규모도 작고 식물만 잔뜩 모아둔 곳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걸어 다니고 사진 찍을 줄이야.
건조한 모로코의 오아시스 같은 이곳에서 아늑하고 편안한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비록 주변에
관광객들이 많았지만
나름대로 힐링하고 온 느낌이다.
온종일 한 것도 너무 많고 사진 찍은 것도 너무 많아서 마라케시 포스트는 나눠서 올리기로!
고작 몇 시간 안되는 오전이지만 벌써 꽉 찬 느낌이다. 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