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에 진심이라는 것…

내게 그런게 있나…

by Jinu

평상시 무언가에 열정적이거나 특별한 관심을 갖는 사람들에는 “너는 OO에 진심이구나” 라고들 한다.

내 주변에도 여러 분야에 진심인 지인들이 많다.


회사 일에 진심인 사람(너무 존경스럽다), 테니스에 진심인 사람, 골프에 진심인 사람, 요리에 진심인 사람, 와인에 진심인 사람, 턱걸이에 진심인 사람 등등 소소한 일상에서 진심 거리를 가지고 있는 이들이 꽤 많이 있다. 그 진심인 대상이 취미라 하더라도 진지하게 임하는 자세가 부럽다. 그게 ‘개취’일지라도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진심이라면 그 보다 더 좋을게 뭐가 있을지 싶다. 나에게는 그런게 있을까?


내가 좋아하는 영화들도 대부분 주인공의 인생에서 진심의 대상을 끝까지 찾아가는 스토리이다. 주인공들은 대부분 진심인 그것에 너무 집중하느라 주변을 둘러 보지 못하거나 집착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래도 그렇게 확고한 신념과 절대적인 의지가 있어야 결국 성공이라는 결말을 얻을 수 있는 것 같다. 아니다. 그들은 성공을 바라면서 그것에 진심이지 않다. 그것을 순수하게 즐기기 때문에 진심일 것이다.


나의 인생 영화 <머니볼>(2011)은 브래드 피트가 열연한 실존 인물 ‘빌리 빈’이라는 MLB 구단 최하위 팀 오클랜드 에슬레틱스 단장의 골리앗을 꺾고 싶은 다윗의 진심을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열악한 환경과 제한된 자원만을 가지고 거대 자본을 가진 뉴욕 양키스를 잡기 위해 메이저리그 100년 역사상 시도해 보지 않은 방식으로 ‘외인구단’을 결성하여 판을 뒤흔든다. 관례적으로 선입견과 편견으로 선수들을 스카우팅 해오던 기존 방식을 진심을 다해 바꾸려고 하는 그 캐릭터가 매력적이다. 물론 브래드 피트가 너무 멋있게 역할을 잘 소화한 이유도 있지만 영화가 아닌 실제 현실을 기반으로 한 내용이라서 더더욱 놀라울 뿐이다.


또 다른 영화 <마운틴 퀸: 락파 세르파>(2024)라는 다큐멘터리는 네팔 여성 최초로 에베레스트 산에 오른 락파의 인생 여정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네팔 시골 마을에서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했지만 에베레스트 산에 오르기 위해 남장까지 해가면서 진심을 다해 등정에 도전하는 이야기다. 정말 열악한 환경 속에서 아무도 신경 써주지 않는 네팔 시골 마을 여성이 등반대를 꾸려서 에베레스트 10회 등정 기록을 세우기도 한다. 다큐멘터리 속 인터뷰에서도 어눌한 영어지만 너무 자신있게 본인이 아는 단어들로만으로 이야기 하고자 하는 말들을 거침 없이 한다. 현실 속에서 이런 일들이 실재하는 것을 보게 되면 존경스러움을 넘어 경이롭기까지 하다. 어쩌면 나는 그들 보다 가진 것도 많고 불편함 없이 지내는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돌아 보면 부끄럽기만 하다.



영화를 좋아해서 업으로 시작을 하였고 지금도 그 언저리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처음에 가졌던 ‘할리우드 키드’의 초심이(진심이) 남아 있는지는 모르겠다. 지금은 조금 더 진심을 가지게 된 요리와 와인도 마찬가지로 ‘뚝딱이 형’은 고사하고 최근 먹방 예능에서 요리에 진심을 넘어 전문가 수준의 레시피를 만들어 내는 배우들을 보면 내게 진심인 것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저들은 배우하면서 요리사 뺨치게 하는데 나는 요리나 와인 좋아하는거 맞아? 그래서 그것을 위해 진심으로 뭐 하고 있는데?


아직도 나는 진심의 대상을 마음으로만 찾아 헤매고 있는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한발자국 떨어져서 지켜보려고만 한다. 막상 실천할 용기는 가지지 못하고 진심인 대상만 떠올리며 다른 사람들이 이룬 것을 보며 부러워한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나 좋아해서 하고 있는 취미나 나는 그것을 왜 하고 있는가. 어쩌면 너무 기본적이지만 이런 어려운 질문들이 문뜩 떠올랐다. 결국 다른 사람들의 진심인 일들 말고 내가 하는 일들이 가장 중요한게 아닐까. 그 진심이라는 것이 얼마 만큼인지 측정 할 수도 없는데 진심이고 싶은 일에서 너무 진심을 찾으려 하는 것도 어쩌면 모순인 것 같다. 에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