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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an Choi Jan 31. 2023

꾸준히 한다는 것의 의미

자신만의 가치를 지키며 살아가는 삶

어떤 것을 꾸준히 한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몇 년 전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오정세 배우가 했던 수상소감은 여러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하는데 그치는 다른 배우들의 그것과는 조금 달랐다.


제56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남자조연상 오정세 배우 소감 (Youtube, '백상예술대상')
세상에는 참 열심히 사는 보통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 걸 보면, 세상은 참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꿋꿋이, 그리고 또 열심히 자기 일을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똑같은 결과가 주어지는 건 아니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망하거나 지치지 마시고, 포기하지 마시고 여러분들이 무엇을 하든 간에 그 일을 계속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자책하지 마십시오. 여러분 탓이 아닙니다. 그냥 계속하다 보면은, 평소와 똑같이 했는데 그동안 받지 못했던 위로와 보상이 여러분들을 찾아오게 될 것입니다. 저한테는 동백이 그랬습니다. 여러분들도 모두 곧 반드시 여러분만의 동백을 만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힘든데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생각할 때 속으로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곧 나만의 동백을 만날 수 있을 거라고요. 여러분들의 동백꽃이 곧 활짝 피기를, 저 배우 오정세도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무에게도 위로와 인정을 받지 못하더라도, 자기 자신을 다독이며 꾸준히 해내는 삶이란 과연 무엇일까. 자신만의 가치를 지켜내며 매 순간을 용기 있게 살아가는 삶은 또 어떠한가.

자신만의 가치를 지키며 꾸준히 무엇인가를 하는 사람은 처음 보면 조금 어리석어 보일 수 있다. 처음 시작은 보잘것 없이 작고 비루하며 연약한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삶이 하루 이틀 차곡차곡 쌓이면 그 누구와도 비교되지 못할 정도로 크고 단단해질 수 있다.

처음의 그 모습만 보고, 그런 사람을 얕잡아보고, 꾸준히 하는 것의 가치를 낮게 평가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렇게 남을 평가하는 사람일수록 꾸준하게 무엇인가를 하며 성과를 내지 못한다. 꾸준함의 진정한 가치를 모르기 때문에.

최근 나에게 있어 '꾸준함'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바로 브런치 글쓰기이다. 

사실 작년 말,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응모하며 일말의 당선 기대감을 가지지 않았다면 거짓말일테다. 어쩌다 가끔 어떤 글이 조회수가 터져 몇 만회를 기록할 때도 있었다. 대부분은 Daum 포털 화면에 노출되었던 경우다. 아직 너무도 부족한데 '라이킷'과 '구독'을 눌러주는 많은 분들도 계시다. 그분들께 감사할 따름이다.

브런치에서 만난 여러 작가 중에는 몇 년 동안 꾸준히 자신만의 글을 쌓아 올리고 계신 분들이 많이 계신다. 고작 몇 개월밖에 안 된, 나 같은 사람이 실망할 자격은 없다.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낙선하고 나서도 꾸준히 글을 쓰고 있는 나에게 되묻는다. 브런치 글쓰기는 글을 쓴다 하여 물질적인 보상을 해주는 것도 아니고 그 무엇에 특별히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만약 보상이 필요했다면 이렇게 내 시간과 에너지를 쓰며 글쓰기를 꾸준히 하지 않았을 것이다.

처음엔 내 글쓰기의 원동력은 '인정욕구'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그건 아니다. 이건 분명 내 안에 있는 인정욕구와는 다른 차원의 감정이다. 나의 글쓰기는 내 마음의 안정을 위해, 그리고 일상 속에서 스쳐 지나가는 빛나는 순간을 잊지 않기 위해 순간순간 깨닫거나 느낀 바를 기록해 두는 것이다.


나에게 글쓰기는 불안을 해소하고, 불안정한 나를 회복하는 시간, '회복'과 '명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렇기에 꾸준함을 지켜나가며 다시 새로운 나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그리고 자기만의 가치를 지키며 꾸준히 해내는 그것의 의미를 반드시 알고 싶다.


하지만 그 의미는 무엇인가를 성취한 사람만이 아는 것이기에 그 가치를 쉽게 알기란 어렵다. 처음에는 무시당하고 평가절하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브런치에서 자신만의 가치를 지키며 열심히 자신만의 글을 쓰고 있을 작가들을 존경한다.


작가들, 그리고 어느 곳에서 자기만의 가치를 지키고 계실 분들께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나에게도, 그들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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