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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an Choi Mar 06. 2024

팀장으로서의 1년 회고

좌충우돌 팀장 분투기

작년 3월에 처음 팀장이 되었으니, 이제 대략 1년 남짓이 지났다. 그간 느낀 가지를 짧게 기록해 본다.


인간관계 스트레스

1년쯤 지나니 팀장으로서의 역할은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다. 다만, 다른 부서나 팀과 함께 일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생겨나는 갈등과 로 인한 인간관계 스트레스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또한 상사와의 관계, 나와 함께 일하는 동료 팀원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했던 순간들이 있었다.


일을 시키는 방법

팀원일 때는 동료 누군가에서 일을 부탁하는 일이 오히려 번거롭게 느껴져 웬만한 것은 내가 그냥 해버리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팀장이 되니 어쩔 수 없이 일을 위임해야 했고 슬기롭게 일을 시키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업무 지시도 최대한 명확하게 려 하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점점 대충하게 되는 듯.


경영진의 고민에 공감하기

'경영기획'이라는 업무를 하며, 하나의 조직이 어떻게 운영되고 어떻게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지  수 있었다. 현업 부서에 있을 때보다 좀 더 넓은 시야로, 좀 더 지근거리에서 지켜볼 수 있는 기회였고, 경영진의 고민을 함께 공감하고 이해하며, 바람직한 리더의 모습은 과연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다.


팀장으로서의 책임과 의무

팀원일 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팀장의 책임과 의무가 있었다. 불필요한 업무나 빛이 나지 않는 업무가 배당되어 팀원들에게 피해가 오지 않도록 최대한 방어해야 했고, 부서 간의 갈등에는 지혜롭게 대처해야 했다. 또한 우리 팀이 주어진 미션을 잘 해내고 있음을 어필하면서도, 팀원들도 돋보이게 만들어야 했다.


회사 내에서의 자유도 하락

팀원일 때보다 오히려 회사 내 자유도는 더 떨어졌다. 보는 눈이 많기 때문에 말과 행동도 더 조심해야 했고, 보직자가 아닌 경우 자연스레 주어지던 배려들 사라졌다. 팀원일 때는 내게 주어진 업무만 하면 었는데, 지금은 책임질 업무의 양도 많고 부담다. 그래서 가끔 팀원이었던 시절이 그립기도 하다.


전문성 유지가 조금 어려워졌다. 

팀원일 때는 단위 업무에 집중할 수 있어, 특정 영역에 대해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지만, 팀장이 되니 세부 내용보다는 일정이나 업무 방향성, 보고 방식 등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전문성을 지켜나가기는 어렵게 되었다. 물론 이것은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생소한 업무를 맡아서이기도 하다.


급해진 성격과 부족한 인내심 

일을 시켰으면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이 내 마음 같지 않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하지만 정해진 일정에 쫓기고 윗사람에게도 쪼임을 당하다 보니, 본래 느긋했던 성격도 어쩔 수 없이 급해졌고, 인내심도 바닥을 보인 적이 있었다. 바쁠수록 차분히 마음의 여유를 찾아야 함을 항상 기억해야 할 듯.




지난 1년간 가장 아쉬운 것이라고 한다면, 나를 오롯이 채우는 일에는 소홀했다는 것이다. 마음속 창고는 점점 비어가는데 자꾸 퍼내야 한다는 사실이 조바심이 난다.


매년 꾸준히 게재했던 논문도 쓰지 못했고 책 발간 준비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물론 지난 1년간 사람에 대한 공부는 많이 한 듯하다. 직장생활의 최대 스트레스는 인간관계라는데, 거칠고 불편한 인간관계 속에서 어떻게 정신을 다잡고 나의 에너지를 지키며 생활해야 하는지 이제는 조금 자신감이 생겼다.


당분간은 현재의 업무를 계속해야 할 듯 싶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마음속 공허함을 책 읽기와 글쓰기로 달래고 있다는 사실. 올해는 하지 못했던 공부도 하면서, 사람들과의 스킨십도 늘리고, 내가 잘하지 못하는 스몰토크(?) 연습도 하며 그간 내가 채우지 못했던 것들을 새롭게 채우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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