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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an Choi Mar 26. 2023

자신만의 날카로운 생각은 반드시 필요하다.

나만의 삶의 태도와 가치관을 만든다는 것

잘 다듬어진 자신만의 의견은 반드시 필요하다.


모든 분야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전부 정리해 놓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자신의 인생관이나 가치관, 평소에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나 주제에 대한 생각, 본인이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설명, 좋아하는 음식이나 책, 영화 등의 취향 정도는 최소 5분 이상 누군가에게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끔은 그런 나의 생각들이 날이 바짝 선, 끝이 날카롭게 느껴지는 의견일 수도 있다. 하지만 누구나에게 공감을 받을 수 있는 보편적인 생각보다는, 차라리 조금 매섭고 낯설게 느껴질지라도, 공감을 다소 받지 못하더라도, 자기 내면 속에서 충분히 정제되고 다듬어진 본인만의 생각이 훨씬 더 의미 있다고 본다.


보편적인 생각이 좀 더 지적이고 고상해 보일 수는 있다. 뒷방에서 뒷짐 지고 양비론으로 훈수를 두며 엣헴거릴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뿐이다. 그것은 남에게도 자기 자신에게도 어떠한 의미도 가지지 못할 것이다. 그 생각을 남에게 꺼내놓을 수 있느냐 없느냐는 차치하고서라도.


나 스스로의 생각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세상을 보는 시선도 바르지 않게 된다. 안경 렌즈가 더러우면, 그 더러운 렌즈로 세상을 볼 수밖에 없다. 그 렌즈가 조금 작고 보잘것없더라도, 비록 옆 귀퉁이가 깨져있더라도 꾸준히 그 렌즈를 바라보며 깨끗이 닦고 가꿔야 한다.

 

그렇기에 자신의 생각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이와 상관없이 자기 생각만을 강요하는 꼰대들의 말은 철저하게 무시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보다 더 무서운 것은 자기 검열이다. "내가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해도 괜찮은 걸까?" 특히 조심성 있고 내성적인 사람들일수록 더 경계해야 한다. 나를 포함하여.




얼마 전 와이프와 술 한 잔을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와이프는 나에 대해, 내가 겉으로는 유해 보이는데, 자기만의 생각이 굉장히 강한 것 같고, 그래서 결혼하고 나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사실 와이프가 나에 대해 그동안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도 놀라웠지만, 남에게 좀처럼 영향을 받을 것 같지 않은 사람이 그런 말을 해서 더 놀랐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나는 삶을 살아가는 방식과 태도에 대해서는 늘 어떤 것이 더 옳은 것인지에 대해 궁금해 했었고, 나에게 더 맞는 방법을 찾으려 애썼다. 아마도 본격적인 내 안의 각성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뒤가 아니었을까 추측해 보지만 정확한 시기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아직도 그 탐구는 계속되고 있다는 것, 그리고 내 생각들을 글로 옮기며 예전보다 좀 더 구체화되고 명료해졌다는 사실이다.


더 날카롭고 단단하게, 나만의 삶의 태도와 가치관을 만들어가는 인생이야 말로 좀 더 나다운 삶이 아니겠는가. 오늘도 일상의 하루를 소중히 채워가며 나에게 맞는 삶의 방식과 나만의 생각들을 정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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