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지난 이야기다. 나에게 본인의 불쾌함을 여과없이 드러냈던 한 사람이 있었다. 자세한 내용을 다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나로서는 사실 이런 반응이 좀 황당했고 어이가 없었다.
자의식 과잉에,자존감까지 낮은,그런 불쌍한 인간군상들에게서흔히보이는행동으로 보였다.그래서 한편으로는 한심하기도 하고 애처롭기도 했다. 강하게 대응할까도 생각했지만, 몇몇 사람의 말을 듣고 그냥 무시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 일로 나도 그 사람에 대해 전에는없었던 불쾌한 감정이 생겼다. 내 소중한 에너지를 낭비하게 만드는 부정적인 사람과는 더 이상 소통하고 싶지 않았다. 사람이 쓰는 에너지 중 인간관계에 소모되는 에너지가 꽤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억지로 끊어 내려다보면 나에게도 그 부정적인 영향이 올 수 있고 그로 인한 에너지 소모가 더 클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부정적인 사람과의 거리두기를 시작하기로 결심하고, '조용한 손절'을 택했다. 그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 굳이 나의 불쾌함을 표현하거나 크게 대응하지 않고, 꼭 필요한 말과 행동만 하는 등 최소한의 에너지만 써보려 한 것이다. 부정적인 사람의 부정적인 기운을 떠안을 필요 없이, 그곳에 쓸 에너지를 오히려 나에게 돌려 나를 더 아끼고 사랑하는 것에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그간 그 사람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들을 몇 번 들었지만, 편견을 가지지 않으려 노력했었다. 직접 경험한 것들도 아니었고 각자의 주관이 섞인 이야기들이라 객관적이지 않다고 생각했었다.늘 남에 대한 험담과 헛소문을 입에 달고 다니는 그였지만, 흔한 직장인들의 뒷담화일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일로 평판이 안 좋은 사람은 다 이유가 있을 거라는강한선입견이 생겨 버렸다. 그리고 지금에서라도 그 사람의 어두운 실체를 정확히 알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해 본다.
<7막 7장>으로 유명한 홍정욱 님이 쓴 책 <50 홍정욱 에세이>의 문구를 기억한다.
"진정한 성공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삶이 아니라 하기 싫은 일을 안 해도 되는 삶이다."
이 문구를 내 나름대로 조금 바꿔보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진정한 자유란,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을 보지 않고,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하지 않을 자유"라고.
오늘도 일상에서의 평정심을 유지해 보려 노력하며, 나만의 '진정한 자유'를 희망한다. 그리고 <그리스인 조르바>의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묘비에 적힌 말처럼 자유로운 인생을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