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yan Choi Jul 14. 2023

단톡방 하나에서 나오다.

혼자되길 두려워하지 않는 것

얼마 전, 오랜 기간 관계를 유지했던 모임의 단톡방 하나에서 나왔다.


나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던 것 이 모임을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가장 결정적 이유였지만, 그럼에도 오랜 기간 망설였고 또 고민했다.


섭섭한 마음은 있었지만 오랜 기간의 인연을 끊어낼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여러 번 고민해 보아도 결국 이 모임에 더 나가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물론 그 모임에 속한 사람들이 생각했을 때, 그동안 가타부타 이야기가 없다가, 뜬금없이 긴 글을 남기고 밀린 회비까지 내며 단톡방을 나가버리는 내가 굉장히 이상해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젠 맺고 끊음이 중요한 때라 생각했다.


이렇게 하면서 내가 듣게 될 욕이나 사람과의 갈등에 대한 부담보다는, 내가 가진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이 오히려 더 큰 위험이라 생각했기에, 과감히 그 모임과 단톡방을 '정리'했다.


사람과의 인연도 때가 있고 기한이 있다. 어릴 적 친하게 지냈지만 주변 환경이 변하고 나 자신이 변하면서 자연스레 멀어지기도 하고, 어떤 인연은 끊어질 듯하다가도 오랜만에 다시 만나 인연이 유지되기도 한다.


내 맘대로 정리해 버린 그 모임도 한 때는 소중했던 모임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나를 힘들게 하는 것과 이별하고 새로운 사람들과의 새로운 인연을 기대해보려 한다.


애니메이션 <Peanuts>의 한 장면


그리고 사람에게 기대하고 의존하기보다는 혼자되길 두려워하지 않겠다고 다짐해본다. 세상과 단절한다는 극단적인 의미가 아니다. 단지 나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나에 좀 더 집중해 보자는 것일 뿐.


누군가에게 기대를 하게 되면 그만큼 실망감도 커진다. 그럴 바에는 나의 내면을 보다 살찌우고 가꾸면서 좀 더 나다운 삶을 성숙하게 살아가는 것이 낫지 않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초4의 기적'을 꿈꾸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