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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an Choi Aug 22. 2023

직장생활에서의 인정과 공감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논리'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흔히 남자는 인정이 필요하고, 여자는 공감이 필요하다는 말을 한다. 실제로는 이론은 알지만 실천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 태반이지 않을까 싶다. 부끄럽지만 나 역시 그러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직장생활에서는 남녀의 차이를 떠나, 상대방에게 인정과 공감의 스킬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본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일을 이끌 수 있다.


요즘 회사에서 하는 일 중 상당수는 타 부서 업무를 경영진단해보고 부족하거나 개선할 점을 찾고, 이에 따른 예산 배정이나 업무 조정을 하는 일들이다. 때문에 해당 부서와 트러블이 생길 위험도 크고, 담당 임원들과의 스킨십도 중요한 일들이 많다.


이러한 업무를 하면서 '인정'과 '공감'이라는 두 개의 키워드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실무자일 때만 해도, 간혹 팀장이나 부장이 원칙도 없이 논리도 없이 하는 경우를 지켜보며 이해가 되지 않았었다. 하지만 팀장이 되고 나서, 직장생활의 많은 것들은 논리로서만 접근해서는 풀리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 중이다.


때로는 상대방의 생각을 인정해 줄 수는 없어도, 공감만 해주더라도 일이 쉽게 풀리는 경우가 많다. 각자의 상황과 입장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상대방의 위치에서 공감해주고 나면, 처음에 가졌던 그 사람의 공격력도 약화되고 협상의 여지가 생기게 되는 것.

"정말 힘드시겠네요. 고생이 너무 많으십니다."
"저라도 그랬을 것 같아요. 공감합니다."
"덕분에, 많이 배웠습니다."


사실 40~50대가 어디 가서 칭찬받을 일이 많지 않다. 그런 그들에게 약간의 아부(?)와 함께 업무나 노하우에 대한 칭찬을 이어가면 회의 분위기도 한결 부드러워진다. 당신을 존중하고 있음을, 내가 존중받고 있음을 느끼는 것이 공감의 첫 시작이기 때문에.


하지만 인정은 공감과는 다르다. 명확한 차이를 알기 위해 사전을 찾아보았다. 인정은 '확실하게 그렇다고 이야기는 것'이고, 공감은 '남의 감정, 의견, 주장 따위에 대하여 자기도 그렇다고 느낌'이다. 사전적인 의미로는 큰 차이를 찾을 수 없었다. 그런 와중에 평소 존경하던 조우성 변호사님의 글을 보게 되었다.

"인정은 '상대방의 의견을 확실히 옳다고 여기고 받아들이는 것'이죠. 그래서 그렇게 하겠다는 약속입니다. 하지만 공감은 다릅니다. 상대방의 입장과 상황을 들어보고는 '나라도 당신이라면 그렇게 느낄 수 있겠다.'는 점을 표현하는 것일 뿐입니다."


이 글을 보고, 두 개의 키워드에 대한 차이가 명쾌하게 이해되었다. 그리고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내 뜻을 관철하기 위해서는 공감은 필요하지만 인정은 조심스러워한다는 것을. 필요할 때는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하지만 주장을 굽히지 말아야 하는 경우에는 공감은 하되 인정을 해서는 안될 것이다.


직장생활에서는 '논리'로서만 그 사람을 설득해서는 절대 일이 해결되지 않는다. 공감 없이, 논리로서만 그 사람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의 주장을 관철시킨다 한들, 다음번에 동일한 사람에게 인정을 받거나 공감을 얻는 일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결국 우리는 직장에서 남들과 협력하고 협상하며 나와 조직이 원하는 걸 얻어내고 목표를 이뤄가야 한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해 주고 공감해 주는 스킬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알아가는 중이다. 내 뜻을 관철하기 위해 공감은 필요하지만, 인정은 조심스러울 필요가 있다는 사실도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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