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에 대한 기대치를 낮춘다는 것

직장동료를 이해하는 나만의 방법

사실 상대방을 이해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사람이 되어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직장생활에서 팀장과 팀원의 경우도 그렇다. 팀장이나 부서장이 되어봐야 팀원일 때는 미처 몰랐던 그들의 고충을 절실히 알게 된다. 자식을 낳아 부모가 되어봐야 부모의 마음을 깨닫듯이.

팀원일 때는 관리자인 팀장의 입장을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경험해 본 적도 없거니와, 이해의 폭을 넓히려는 노력도 하고 싶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하지만 그렇다고 팀장이나 부서장이 되었다 해서 팀원일 때 생각했던 이상적인 모습을 유지하기도 쉬운 일은 아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 본인의 팀원일 때의 감정과 생각은 깡그리 잊고 예전 팀장들의 악습을 답습하거나, 팀원을 배려해 보려 노력은 하지만 바쁜 업무들로 충분한 배려를 해줄 수 없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직장생활에서 상대방에 대한 이해를 위해 서로의 입장에서 생각해봐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역지사지', '남의 입장이 되어봐라' 같은 말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존재하는 이유다. 하지만 말로 하기에는 참 쉽다. 그러나 실제로 그 상황에 맞닥뜨리면 실천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모두 자기 자신을 먼저 이해해 주길 원하지, 남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상대방에 대한 이해의 부족, 그 근본에는 '기대'가 있다. '무릇 팀장이라면, 저 정도는 잘 리딩해주고, 책임져줘야 되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들 또는 '팀원이 이 정도는 해줘야지, 답답하네.' 같은 것들이 그것이다. 사실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현실적으로 선택한 방법은 상대방에 대한 기대치를 0 또는 최소한으로 두는 것이다. 

내가 괴롭지 않으려면 상대방에게 바라는 마음을 내려놓고 그냥 내가 하면 된다. 기대치를 낮추게 되면, 나에게 약간의 도움만 주어도 그것이 기쁨으로 다가온다. 기대가 거의 없었기에 나에게 어떤 일을 해주게 되면 무조건 플러스(+)되는 느낌이 든다. 이렇게 결심하고 났더니, 직장동료와의 관계가 오히려 순수하고 담백해졌다.

만약 상대방에게 아주 작은 대가라도 바란다면 정확하게 무엇을 원하는지 말을 해야 하고 그 사람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본다. 괜히 제 풀에 실망하고 상처받는데 헛된 에너지를 쓸 필요는 더더욱 없다.

팀장의 역할은 쉽게 말해 일감 분배, 일정 관리, 의사 결정, 목표 관리 등이라 할 수 있다. 이제 하나둘씩 이 역할에 대해 익숙해져 간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과의 관계는 어렵다.

하루의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동료들과의 관계 해결을 위해, 나만의 방법을 찾아 적용해 보며 이렇게 하나둘씩 삶의 초식을 만들어 가는 중이다.